“흙을 가까이 하라. 흙에서 생명의 싹이 움튼다. 흙을 가까이 하라. 삶의 뿌리를 든든한 대지에 내릴 수 있다.” 법정스님이 쓴 시 ‘흙 가까이’의 일부이다. 법정스님의 말처럼 최근 자연 속에서의 삶을 꿈꾸는 귀농귀촌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유치원 보육교사이자 워킹맘이었던 30대 여성은 2017년 고향인 경남 사천으로 귀농해 딸기 농사를 짓고 있다. 첫 해에만 1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고, 무엇보다 흙이 주는 교훈이 두 아이들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귀농의 장점으로 꼽는다. 은퇴 후 제2의 삶을 농촌에서 시작한 사람도 있다. 서울의 대기업에서 30년간 근무 후 퇴직한 60대 부부는 2014년 귀농해 블루베리 농장을 운영하는 동시에, 일명 귀농 SNS 스타로도 떠올랐다. 귀농귀촌의 과정을 상세히 알리고 예비 귀농인과 소통의 장도 마련하면서 많은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귀농귀촌은 다양한 관점에서 삶의 질을 증가시키고,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묘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청년층에게는 익숙한 ICT 기술 도입 등을 통해 농업 생산력을 개선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블루오션의 땅으로, 또 노년층에게는 쾌적한 전원생활과 농업을 통한 정년 없는 제2의 직업으로 일거리도 제공하니 말이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하 농정원)도 미래 산업으로서 농업을 더욱 발전시키고, 귀농귀촌인을 다각도로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현장밀착형 컨설팅 ‘귀농닥터’는 귀농귀촌 희망자에게 적절한 지역과 품목 등을 귀농 전문가가 함께 찾아주는 서비스로, 신청자는 귀농닥터와 1대 1 멘토·멘 티 관계로 실질적인 조언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서울 양재에 위치한 ‘귀농귀촌종합센터’의 운영을 통해 귀농 기초 소양교육인 귀농귀촌아카데미를 연중 개최하는 등 예비 귀농귀촌인들에 성공적인 농촌 정착을 돕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예비 귀농귀촌인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2018 대한민국 귀농귀촌 박람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7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양재 aT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미래 농업의 변화상을 체험하는 ‘스마트농업관’, 농산업 청년 창업자를 위해 1:1 멘토링 및 컨설팅을 제공하는 ‘청년창농관’ 등이 운영된다. 또 귀농귀촌 희망자의 농촌 정착을 돕기 위해 선도 농가들의 성공 스토리를 들어보는 ‘귀농 컨퍼런스’, 지역별 품목 소개 및 일자리 연계를 수행하는 ‘지자체 설명회’ 등도 열린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사이먼 쿠즈네츠는 ‘후진국이 공업발전을 통해 중진국 문턱에 이를 수 있으나 농업발전 없이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귀농귀촌 인구의 증가는 도시 과밀화 완화 및 교통, 주택 등 도시문제 해소에 기여할 수 있고, 지역 균형 및 지속 가능한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된다.

또한 개인적 차원에서는 삶의 질을 제고하고 저녁이 있는 삶, 워라밸(일과 휴식의 균형) 등 더욱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위한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이번 박람회가 귀농귀촌 희망자들의 성공적인 안착을 돕고 지역과 국가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철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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