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회사법인 탐진들(주)은 스마트팜 도입을 통해 농가 규모화와 안정적인 품질 관리 등의 목표를 이루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곳에서 생산된 파프리카는 일본 수출과 내수 시장에 판매되고 있다. 김종운 대표가 스마트팜 시설을 소개하고 있다.

전문기술·데이터 관리 고도화
규모화·품질관리 두 토끼 잡아


작물 생장·착과량 데이터 조사
전문가 참여 기술교육 꾸준히
글로벌 GAP·ISO 인증 획득

안정적 품질 관리…판로 탄탄
일본에 생산량 50% 이상 수출


전남 강진에는 16ha(약 5만평)에 달하는 대규모 파프리카 생산단지가 있다. 생산자들이 협업을 통해 규모화를 이뤄낸 이 우수사례가 농업회사법인 탐진들(주)(탐진들)이다. 생산자들의 노력과 의지를 하나로 모아낼 수 있던 것이 성공요인이다. 이를 가능하도록 구심점 역할을 한 것이 스마트팜 도입이었다. 첨단 유리온실 곳곳에는 ICT(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팜 기술이 포진해 안정적인 품질 관리와 높은 생산성과 수익, 노동력 절감 등의 효과를 내고 있다.

탐진들은 1994년 자동화 유리온실 4000평, 조합원 5명으로 출발했다. 수출을 목표로 영농법인을 설립해 공동 생산, 공동 판매 등 협업 체계의 첫발을 내딛었다. 품목은 수익성 좋은 파프리카로 정했다. 공동 생산을 위해선 품질을 균일하고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필수적인데, 농가마다 생산 환경이 달라 애로가 컸다.

이 같은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탐진들이 선택한 것이 스마트팜 도입이었다. 품질 관리는 물론 농가 조직화 및 규모화를 이루는 데 적합하도록 스마트팜이 개발됐기 때문에 이를 도입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봤다. 해외 선진지 견학을 통해 현지에서 실제 적용 중인 스마트팜 기술을 들여왔다. 시설을 갖추는 것이 1차적이었지만, 결국 핵심은 스마트팜의 운영에 있다는 판단 아래 해외 전문가를 매달 초청해 교육을 받는 일도 수년간 지속했다.

참여 농가가 늘어나면서 조직 체계가 커졌고, 가입 농가 교육 차원에서 파프리카 재배에 관한 책자를 만들어 보급하기 시작했다. 기본 매뉴얼과 함께 현장 교육을 통해 농가별 품질 차이가 없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 자연스럽게 국내 파프리카 재배를 확대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하게 됐다.

탐진들은 자신만의 운영 노하우를 갖추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작물의 주기적 생장량과 착과량에 대한 데이터를 면밀히 조사하고, 온실 내의 환경자료를 더해 자료를 통합했다. 주 1회 재배담당자와 전문가 그룹이 참여하는 기술모임을 통해 분석하며 문제의 해법을 찾으려고 했다. 데이터 수집과 회의를 통해 작물생육 전략을 수립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탐진들의 소중한 자산이 됐다.

이런 노력들을 통해 탐진들은 2018년 현재 유리온실 16.6ha, 조합원 70명, 생산량 약 2500톤, 연매출 최대 400억원 규모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수출 비중이 절반가량 차지하고 있어 환율 변수에 따라 연간 매출액은 다소 변동이 있지만, 100억대 이상의 규모를 자랑한다.

규모화는 물론 품질 관리라는 애초 도입 목표도 달성했다. 스마트팜 시설에서 생산되는 파프리카는 2016년 국내 최초로 생산이력을 완전히 공개하는 ‘글로벌 GAP’ 인증을 획득했다. 국제표준 규격인 ‘ISO’ 인증도 받았다. 천적을 활용한 친환경 재배도 탐진들의 강점이다.

스마트팜을 통해 안정적인 품질 관리가 가능했기에 탄탄한 판로 유지로 이어졌다. 국제 품질기준을 갖춘 탐진들의 파프리카는 주력 수출국인 일본을 중심으로 생산량의 50%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농협과 대형유통업체, 식품업체 등에 꾸준히 납품을 이어가며 내수 시장도 공고하게 구축하고 있다.

김종운 탐진들 대표이사는 “시설 농업의 대부분이 화훼 분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농가들이 수익성이 좋은 파프리카로 많이 전환했다. 유리온실을 갖추는 것까지는 따라하는데 정작 중요한 것은 농가들이 유리온실을 운영하지 못하니 실패를 겪었다”면서 “우리의 운영 노하우를 담은 책자를 만들어 파프리카 재배 교육을 하면서 재배가 확대됐다. 생산 기반이 갖춰지자 2000년 들어 내수 시장이 커지며 국내 판로도 넓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탐진들의 스마트팜 기술은 진화를 거듭해 왔고, 현재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새로운 단지를 조성해 에너지를 최적화한 반밀폐형 최첨단 유리온실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외부 병충해 유입을 완전 차단하고, 에너지의 손실을 막는 친환경 스마트팜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기술과 데이터 관리의 고도화를 통해 단순한 농법의 진일보라는 의미를 넘어 변화하고 있는 농업 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대안으로의 스마트팜을 탐진들은 꿈꾸고 있다.

김종운 대표는 “탐진들의 스마트팜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는데, 궁극적으론 안전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연중 공급하기 위해서”라며 “지금까지 이룬 성과에 더해 앞으로는 화석연료를 최소화하고 지열 등을 활용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친환경 생산 기반을 갖추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 강진=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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