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김용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미래정책연구실장

멤버들 개성·능력 인정한 기획사
방향 제시만으로 큰 성공 이끌어
청년농업인도 격려하고 지켜봐야 


지난 5월 27일에 한국그룹 최초로 미국 ‘빌보드 200’에서 1위에 오른 BTS(방탄소년단) 이야기를 하고 싶다. 미국의 팝송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기성세대에게 이 뉴스는 충격적인 것이다. 심지어 어른들이 아이들이나 젊은이들과 소통이 잘 되는지에 대한 판단 기준이 방탄소년단(BTS)을 아는가, 모르는가 라고 한다. 소통지수가 높을수록 멤버의 수, 각 멤버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해야 한다고 한다. BTS는 가장 핫한 아이돌 그룹이다.

BTS는 몰라도 빌보드 차트는 아는 기성세대에게는 젊은 친구들이 대단한 일을 했다는 정도는 알 수 있다. 무엇이 BTS를 세계적인 그룹으로 만들었을까? 이들의 성공비결에서 우리 청년농업인의 갈 길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공비결 첫 번째 요소는 ‘젊은이들을 인정하고 이끌어 준 어른과 재능과 개성으로 무장한 아이들의 시너지’다. BTS를 기획한 방시혁은 BTS 멤버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들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인정해주고, 세상에 대한 올바른 철학과 가치관을 갖도록 주문했다. 먼저 그들을 있는 그대로를 ‘인정’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어른으로써 뭘 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 큰 방향만 이야기 하고, 나머지는 이들에게 맡긴 것이다. 우리 청년농업인들의 개성과 능력을 ‘인정’해 주는 것이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인정해주고 격려해 주면서 지켜보면 된다. “뭣하러 힘든 농사지으러 왔냐?”라는 식의 의지를 꺾는 말과 행동을 삼가야 한다. 묻기도 전에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하라고 꼰대질 하지 말아야 한다. 그냥 놔두면 된다. 그들이 우리 농판에서 자신의 생각과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게 하자.

둘째, 그들은 ‘공장형 아이돌이 아니다’라는 점이다. 기획사에서 천편일률적으로 생산해 내는 한국의 전형적인 아이돌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들만의 개성과 철학을 세상과 공유하는 채널을 노래와 춤에 담고 있다. 청년농업인들도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이 아닌 ‘자신이 구상한 자신만의 농업’을 해야 한다. 기존의 것이라도 자신의 생각을 입히면 된다. 그래야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공감 능력’이다. BTS의 노래는 지금 젊은이들이 겪고 있는 취업문제, 삶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게 많다. 이것이 세계 곳곳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공감과 위안을 주고 있다. 세상과 공감하고 있다. 국민들이, 세상이, 미래가 원하는 농업을 해야 한다. 여기에는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자신만의 ‘농업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면 그 진정성을 성실히 수행할 때 세상과 소통이 가능할 것이다.

넷째, 든든한 팬클럽 ‘아미(ARMY)의 팬덤(fandom)’이다. 아미에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나 같은 40대와 50대들도 많다고 한다. 든든한 지지층이 있기에 BTS가 존재하는 것이다. 자신만의 충성고객층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아미의 멤버들은 한국어로 된 가사들을 자신의 언어들로 자발적으로 번역해서 제공한다. 청년농업인들이 생산한 농산물에 대해 자발적으로 홍보하고, 애정을 가지고 재구매하는 소비자층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단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사항들이 충실히 실행될 때 가능하다. 기본에 충실한 농업, 진정성이 있는 농업, 자신의 개성이 있는 농업 등을 꾸준히 이어갈 때 자연스럽게 팬덤이 형성된다.

마지막으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활용’이다. BTS는 대형기획사에서 키운 그룹이 아니기 때문에 전세계 팬들과 직접 소통을 택했다. 솔직하고 소소한 일상과 음악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을 SNS로시시각각 팬들에게 알렸다. 꾸밈없는 솔직한 소통이 핵심이다. 청년농업인들은 자본이 부족하나 아이디어가 많고, SNS를 쉽게 다룰 줄 안다. 진정성 있는 농업활동을 SNS를 통해 홍보하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 신문이나 방송 등 큰 자본이 필요한 홍보수단보다는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SNS를 통한 홍보가 대세다.

BTS(방탄소년단)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얼마나 재능있고 훌륭한지를 보여주는 모델이다. 청년농업인들이 기존 세상에 대한 경험이 없다고 폄하하면 안된다. 그 경험 없음은 새로운 생각들로 가득 차 있다는 반증이다. 그들을 인정하고, 격려해주고, 진정한 농업활동으로 잘 안내해 주기만 하면 된다. 미래의 농업은 그들이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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