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였던 양봉장, 이제 삶의 터전으로”

아버지 노하우에 새 기술 접목
특성화 된 나만의 양봉 욕심
화분·프로폴리스·로열젤리 등
고품질 양봉산물 개발 계획

SNS마케팅으로 소비자 호응
꿀 카페·체험교육까지 확대
개인별 요리·식음법 알려주는
‘벌꿀 전문가’ 포부도


“부모님의 양봉장은 어릴적 최고의 놀이터였죠. 그런 놀이터가 지금은 제 삶의 공간이자 미래의 희망농장이 됐습니다.”

용인시 원삼면 맹리에서 아버지와 함께 ‘자연양봉원(대표 김동수)’을 운영하고 있는 김현희(23)씨는 앳된 소녀 모습이지만 양봉에 대한 자부심과 포부는 누구보다 당차다. 용인에서 고등교학 졸업 후 병원 직장생활을 1년 동안 했던 김씨는 2016년 6월 불의의 화재사고로 양봉원이 전소돼 부모님이 큰 어려움을 겪자 병원을 그만두고 양봉업에 본격 뛰어 들었다.

자연양봉원은 화재피해를 극복하고 지난해 9월 꿀 농축기계와 화분떡 제조 설비, 소분기 등의 시설을 갖춘 새 건물을 신축했다.

세 자매 가운데 막내인 김씨가 양봉을 하게 된 계기는 부모님의 가업을 이어 자신만의 특화된 양봉업을 하고 싶었던 욕망도 있었다고 한다.

김씨의 아버지는 양봉업계에서는 알아주는 유명인사다. 벌을 치고 꿀을 생산하는 양봉 외에도 꿀 식품 제조가공과 양봉 기자재 판매는 물론 양봉기술교육까지 국내 양봉산업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봉업을 하는 아빠가 너무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워요. 제가 양봉을 시작한지 2년 밖에 안됐지만 아빠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새로운 양봉기술과 유통·마케팅 기법을 개발해 저 만의 특성화 된 양봉업을 발전시켜 나갈 거예요.”

김씨는 양봉기술교육의 권위자인 아버지가 있어 양봉기술 습득에는 큰 장점이 있다고 한다.
“1주일에 2회 이상 자연양봉원에서 실시하는 양봉농가 교육을 빠짐없이 듣고, 교육자료 준비도 함께 하며 전국 순회 외부교육에도 항상 동행하고 있어요. 그렇게 1년동안 이론과 실습을 동시에 병행하다보니 단 시간에 많은 것을 배우게 됐어요.”

김씨는 벌에게 숱하게 쏘여가며 양봉장 경험을 쌓았다. 벌은 어떻게 관리하는지, 꿀은 어떻게 뜨는지를 익히고 계절별로 양봉장을 옮기고 관리하는 법도 알아갔다.

김씨는 부모와 함께 현재 400군(통)의 벌을 키운다. 이제는 부모를 대신해서 혼자 벌통을 관리할 경지까지 올랐다. 밀원수 확보·이동, 병해충 예방, 채밀, 소분, 월동관리 등 김씨의 손이 안 닿는 데가 없다.

“벌꿀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화분, 프로폴리스, 로열젤리 등 고품질 양봉산물도 연구개발하고 기술보급도 할 겁니다.”

김씨는 양봉기술 뿐 아니라 유통·마케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무리 좋은 꿀과 양봉산물을 생산해도 소비가 안 되면 의미가 없죠. 더욱이 일부 몰지각한 양봉업자로 인해 벌꿀에 대한 소비자 신뢰성이 떨어지는 문제점도 발생되다보니 ‘진솔한 벌꿀 생산, 삶과 함께하는 벌꿀 소비’를 모토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마케팅’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김씨는 용인시농업기술센터와 경기도농업기술원을 비롯한 전국 양봉교육 현장을 찾아다니며 ‘농산물 온라인 마케팅·정보화 교육’ 등에 매진하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도 구축하고 블로그와 카페 등을 통해 양봉농장의 모든 것을 소비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자연양봉원 스토어 팜’을 개설, SNS상에서 활발한 마케팅으로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제가 정성들여 생산한 꿀이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자신 있게 홍보·판매하고 있어요. 고객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양봉의 전 과정을 SNS상에 게시하다보니 양봉산업의 중요성과 고품질 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방문 구매자들이 많이 늘었어요”

김씨는 부모로부터 독립해 자신만의 양봉장을 마련하고 다양한 벌꿀 제품생산 및 유통·마케팅을 통해 국내 양봉산업 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든다는 각오다.

“개인에게 맞는 벌꿀을 추천하고 요리방법, 식음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소비자들이 생활 속에 벌꿀을 맛볼 수 있도록 간편하면서 편리한 휴대용기를 만들고 꿀을 이용한 카페 등의 프랜차이즈 매장, 학교 등의 벌꿀 체험교육 등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씨는 “벌꿀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화분, 프로폴리스, 로열젤리 등 고품질 양봉산물도 연구개발하고 기술보급도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친환경 양봉산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지속가능한 국내 양봉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용인=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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