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작물상태 따라 자동관리…일반 온실보다 생산성 30% ‘UP’

▲ 김호연 대표가 스마트 팜 농장의 관리 상태를 점검하며, 온실의 장점과 효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농업분야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운영되는 지능화된 스마트 팜 적용 농장이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 팜은 사물 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해 농작물 재배나 가축사육 시설을 원격·자동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스마트 팜이 확산되면서 농업 생산성, 효율성 및 품질 향상으로 인해 고부가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정부도 농업 혁신성장의 한 방향으로 스마트 팜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시설원예, 과수, 축산 등 각 분야에서 스마트 팜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농업현장을 찾았다.


2012년부터 첨단온실 건립
온습도·CO₂·일조량 등 제어
CCTV 통해 확인 조정도

스마트폰까지 접목해
외부서도 시스템 조절 가능

파프리카 최고 품질 자랑
인건비 줄여 경영비 절감도


충남 부여 규암면의 한 들판에는 웅장하고 현대화된 필름(비닐)온실 하나가 우뚝 솟아 있다. 우듬지영농조합법인(이하 법인)이 직접 운영하는 측고 6m의 필름온실로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2만3100㎥(7000평)의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 막바지 파프리카 수확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곳에서 수확된 파프리카는 이랜드 계열 대형유통업체와 농협하나로마트,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 등으로 유통된다. 이곳에서 생산된 파프리카는 동절기에 2만7000~3만원(5kg 기준)에 거래됐고 지금도 평균 1만4500원대를 유지할 정도로 품질 면에서 최고 등급에 속한다.

그럼 법인에서 생산된 파프리카가 소비지 시장에서 최고 품질을 인정받는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첨단 IC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팜 시스템으로 관리하면서 생산성 향상은 물론 품질 제고까지 이뤄낸 결과물이다. 법인 온실에 ICT를 접목한 스마트 팜을 시행한 중심에는 김호연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 스마트 팜을 적용하면 경영비 절감과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우듬지영농조합법인은 2012년부터 정부의 ICT 융·복합 보급 확산 사업에 참여해 첨단온실 건립에 적극적이었다. ICT 융·복합기술을 적용한 첨단온실에는 온실의 온·습도, CO₂, 일조량, 양약공급 등을 종합적으로 제어·관리 하는 복합 환경제어시스템이 기본으로 도입했다. 날씨와 작물의 상태에 따라 자동으로 관리되고, CCTV를 통해 외부에서도 온실의 내부 환경을 직접 확인 조정할 수 있도록 기능도 접목돼 있다.

2014년부터는 스마트폰으로 생육조건에 따라 설정된 프로그램이 제대로 구동되는지 외부에서 확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임의로 시스템을 조절하도록 온실 관리 체계는 더욱 첨단화 됐다.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더 나은 장비와 프로그램이 개발되면서 농업의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특히 예전에 1만3200㎥(4000평) 필름온실을 건립하면서 부족하다고 느낀 점을 한 농자재 업체와 천창개발 및 스크린 개폐 모터 기술을 새롭게 개발하고 도입해 관리의 정밀성은 더욱 높아졌다. 국내에서 개발된 대형 시스템 양액공급기는 전체 면적에 10분 이내로 필요한 양만큼 양액 공급이 가능하다. 고품질과 생산성 제고를 실현하면서 파프리카 온실을 건립할 때 차입한 약 41억원 중 90% 이상을 상환한 상태다.

법인 김호연 대표는 “현재 필름온실로 스마트팜을 운영되지만 파프리카 평균 생산량은 3.3㎥(1평)당 65kg으로 일반 온실보다 30% 이상 생산성이 높다”라며 “올해는 8월까지 수확할 예정인데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70kg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유리온실 수준에 근접했다”라고 분석했다.

법인 소유의 온실 규모는 약 4만9500㎥(1만5000평)에 달하며, 연간 매출은 45억원에 이른다. 법인에 소속된 이사들이 십시일반 투자해서 자본금을 마련하고 온실을 확장해 온 덕분이다. 김 대표는 “품질이 우수하고 생산성이 다른 온실보다 30~40% 높으니 같은 인원을 고용하더라도 인건비 비중은 낮다”라며 “결국 인건비 절감을 비롯해 경영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낳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첨단 ICT 기술을 일찍부터 받아드리다 보니 부여지역이 스마트 팜을 제대로 실천하는 단지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덕분에 김호연 대표는 올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진행된 ‘2018 대한민국 혁신성장 보고대회’에서 초청돼 스마트 팜 성과를 발표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김 대표는 “첨단화 되고 있는 농업현장의 시스템을 대통령께서 직접 스마트폰으로 프로그램을 체험하셨다”라며 “농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미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리는 기회였다는 점에서 뜻 깊은 자리였다”라고 회상했다.

우듬지영농조합법인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지금 시스템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유리온실단지를 꿈꾸고 있다. 정부의 원예단지화사업과 스마트 팜 수출첨단온실 사업에 선정돼 2ha, 3ha, 4ha 규모의 유리온실을 점진적으로 건립할 예정이다. 단지는 2021년까지 총 규모 14만8000㎥(4만5000)로 확대할 계획이며, 스마트 팜을 기본으로 도입하면서 공조실을 갖춘 밀폐형으로 건립할 예정이다. 밀폐형 온실은 외부로부터 병해충의 유입을 완전하게 차단시켜 무농약 재배를 원칙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동절기에 부족한 광량을 확보할 수 있는 보조광을 설치해 1월부터 일정한 생산량을 확보하고 무농약 재배하면서 자체적인 안전 등급을 도입할 예정”이라며 “이러한 스마트 팜 과 생산설비 기반을 갖추면 해외시장 진출에 국제 경쟁력도 가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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