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식 회장을 비롯한 해외농업추진협의회 관계자들이 지난달 찾은 우즈베키스탄의 농업혁신단지 부지를 살펴보고 있다.

농업 잠재력 큰 우즈베키스탄
국내총생산 농업 비중 ‘17.6%’
대통령이 직접 ‘기계화’ 챙겨
17만 고려인도 한국 기술 선호
러시아·유럽 수출 전진기지 기대

민간 차원 해외 개발 ‘새 모델’
한농연-해외농업추진협의회
카슈카다리야주 정부와
300ha 농업혁신단지 조성 
농기자재·영농기술 전파 나설 듯

도로·유통시설 등 인프라 조성
반입 자재 ‘무관세 지원’ 과제로


중앙아시아의 농업교류 중심지, 우즈베키스탄에 한국의 선진 농업기술과 농자재 등의 진출이 추진된다. 특히 300ha 규모로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카슈카다리야주의 농업혁신단지에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와 해외농업추진협의회가 검증한 바이오 비료 등의 농기자재와 한국의 선진영농기술 등이 전파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성과에 따라 민간 차원에서 실시하는 해외농업 개발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우즈베키스탄의 넓은 평야.

▲러시아·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주목받는 우즈베키스탄=우즈베키스탄에서 농업은 국내총생산에서 17.6%(2017년 기준)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은 편이다. 2016년 12월 취임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경제 발전과 수출 잠재력 향상을 위해 농업분야를 가장 큰 혁신과제로 선정하는 등 농업·농촌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농업분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수출단지를 조성하기로 하는 등 대규모 시설하우스 시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 우즈베키스탄은 2016년 러시아에 농산물무역센터를 개설해 과일·채소 수출을 전개하는 등 러시아의 농산물 공급기지로 변모하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농업무역 중심국인 우즈베키스탄이 러시아는 물론 유럽까지 농산물 수출 전진기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시설재배 토마토 생산량이 3.3㎡당 7~8㎏ 수준으로 선진국 대비 절반에 그치는 등 생산성이 떨어진다. 또 농기계는 노후화됐고 농업 분야 자동화율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농업장비 기계화 발전을 위한 조치’ 대통령 결의안에 발표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결의안에 따라 올 상반기 약 5770대의 농기계 구입이 진행되는 점도 한국 입장에서는 호재다. 여기에 생산량 증가 및 품질 향상을 위한 농산물 품질 관리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농약에 대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이외에도 현지에 상주하고 있는 약 17만명의 고려인들은 한국의 최첨단 농업기술과 농기자재 등의 도입을 선호하고 있다. 실제 2016년 기준 우즈베키스탄으로 수출된 농기계 실적은 약 1257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46.3% 증가했다. 한국 농업 기술과 농자재들의 해외 농업 진출을 위한 최적지로 우즈베키스탄이 손꼽히는 이유다.
 

▲ 해외농업추진협의회 관계자들과 우즈베키스탄 카슈카다리아주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새로운 해외농업개발 모델로 기대=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회장 김지식)와 해외농업추진협의회(회장 모상칠), 한국농어민신문사 관계자들은 지난 5월 7일부터 11일까지 우즈베키스탄 현지를 방문했다. 이들은 카슈카다리야주 정부와 농업혁신단지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향후 구체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부문별 타당성 조사 및 현지적응 여부를 검토해나갈 방침이다.

양해각서에 따르면 한농연과 해외농업추진협의회, 본보는 공동으로 우즈베키스탄 카슈카다리야주에 300ha 규모의 농업혁신단지를 조성, 농업분야 현지 사업을 확대해 상호 이익을 증대한다는 계획이다. 농업혁신단지 내에는 한국의 최첨단 농업기술과 기술이 집약된 단지로 온실 50ha, 노지 200ha, 관련 시설부지 50ha로 구성된다. 이곳에는 바이오 비료 및 퇴비공장, 농산물 포장물류센터, 시험연구소, 가공시설, 축사, 교육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한농연을 중심으로 한 해외농업추진협의회가 우즈베키스탄 농업혁신단지 조성과 운영을 위한 사업 추진 주체로 참여한다. 해외농업추진협의회는 관계기관·협회·업체 등으로 구성됐고 현지 농업단지 조성을 위한 농지 확보, 시설하우스, 바이오 비료 생산, 농기자재 공급, 물류 유통, 도매시장, 선진영농기술 보급 등을 분야별로 진행한다. 예를 들어 물류와 포장부문은 현대글로비스·㈜이투, 품질인증은 한국농산물품질평가협회가 담당하고 아미노산·복합미생물·규산 등의 공급도 해외농업추진협의회가 승인한 업체들이 맡게 된다. 이들은 농업혁신단지 내에 연간 2만톤 규모의 비료·퇴비 생산시설 구축, 하우스 시설 모델 구축, 생산농산물 1·2차 가공시설 구축, 골판지 포장 설비 구축 및 생산 농산물·기자재 포장, 재배기술 및 운영 관련 교육 등의 사업을 각각 추진한다. 카슈카다리야주에 농업혁신단지가 정착,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는다면 다른 지역으로 단지 조성을 확대한다.

이와 관련 김지식 회장은 “앞으로 한농연과 해외농업추진협의회가 우즈베키스탄과의 농업 교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카슈카다리야주에 조성될 농업혁신단지가 한국의 선진 농업시스템을 갖춰 세계적인 모델이 되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 5월 31일 한농연회관 6층 대강당에서는 우즈베키스탄 카슈카다리아주와 해외농업추진협의회 간 간담회가 열렸다.


▲향후 기대와 과제=지난 5월 31일 한농연회관 6층 강당에서는 카슈카다리야주 정부 관계자들과 해외농업추진협의회 소속 업체들 간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업체 관계들은 농업혁신단지의 조속한 정착 등을 위해 우즈베키스탄으로 수출되는 한국의 농자재에 대한 무관세 지원, 농업혁신단지 관련 부지 및 인프라 구축 등을 요구했다.

구영준 현대글로비스 본부장은 “한국 기업의 투자 대비 혜택 등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면서 “우즈베키스탄에 기업들이 진출하려면 농지조성을 위한 토지, 도로, 유통시설 등의 인프라가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명수 지지테크 대표는 “현지에서 비료를 생산하려면 한국의 자재도 필요하다”며 “한국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 반입되는 자재에 대한 무관세 혜택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 바바쿠토브 사둘라 카슈카다리야주 투자청장은 “가스·철도·도로 등에 대한 기본 인프라는 물론 물류센터를 위한 좋은 부지도 제공하겠다”면서 “비료 생산 관련 관세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우리 정부도 북방경제협력정책의 일환으로 현재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에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한농연과 해외농업추진협의회 중심으로 추진되는 이번 프로젝트가 안착한다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해외농업 개발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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