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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기 칼럼] PLS, 강행만이 능사 아니다정문기 논설위원·친환경농축수산 유통정보센터장
   

최근 농정의 최대 화두는 농정수장의 공백 장기화, 6.13 지방선거 결과일 것이다. 11일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이 선임된다지만 농식품부 장관은 인사가 이뤄져도 국회 청문절차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상당 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직불제 개편, 무허가축사 적법화, 남북 농업교류 협력 등 시급한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농업 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방농정의 자립 기틀을 마련할 지역일꾼을 뽑는 6.13 지방선거도 이제 종착점에 다달았다. 지방분권의 출발점이 될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리 농민들은 유권자로서 지역특성을 반영한 공약을 제시하고, 농업·농촌·농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봉사할 일꾼을 제대로 뽑아야 할 것이다.

이외에, 요즘 영농현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바로 PLS(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이다. 고품질 안전농산물의 안정적 공급과 올바른 농약사용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PLS 취지와 목적에 전적으로 공감하면서도 전면적 시행 날짜인 2019년 1월1일이 가까워질수록 이를 한시적으로 유예하자는 목소리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여전히 준비 과정이 부족하고 전면 시행에 따른 문제점에 대해 아직까지 뾰족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아서다. 폐기처분, 출하금지, 과태료 처분 등 그 피해가 고소란히 농민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농민들의 소득 감소는 물론 일부 품목은 수급불균형도 유발시킬 수 있다. 

등록 농약이 부족해질 수 있는 문제점도 있다. 올해 소면적 작물 84개를 대상으로 1670개 농약을 등록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하지만 일부 작물은 내년 4월이 돼야 최종 등록이 이뤄진다. 더욱이 농약 등록기간이 통상 15개월가량 소요되는 상황에서 기간을 맞추기 위한 무리한 등록은 자칫 등록 농약에 대한 부실 논란을 자초할 수 있다.

여기에 약효·약해시험의 경우 해당 병해충이 제때 발생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실험도 불가능하다. 한마디로 정부의 목표치에 미달할 수 있고, 무리한 등록은 약해·약효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임산물용 농약은 턱없이 부족하거나 아예 없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식용 임산물 73종 가운데 농약 등록이 필요한 임산물은 44종이다. 그러나 올해 농약 직권등록 예산 부족으로, 2022년이 돼야 등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헬기와 드론 방제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농약 비산에 따른 비의도적 검출 문제에 대한 대책도 미흡하다. 이미 이 문제는 친환경농업계에서도 지속적으로 문제화 했던 것으로, 농민의 자발적 의지와 상관없이 항공 및 드론 방제, 이웃 농가에 의해 농약이 유입, 검출될 경우 이를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대책이 아직까지 마련돼 있지 않다. 또 저장성 품목에 대한 경과조치, 인삼 등 4~6년 장기 재배에 따른 작물 특수성, 버섯 재배시 배지에 사용되는 미강, 콘코브 등 부재료에 대한 문제 등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산적한 것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방죽이 있어야 개구리가 뛰어든다’라는 말이 있다. 물이 고일 수 있는 방죽을 미리 준비해 놓아야 개구리가 뛰어든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나 자기가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하려면 그에 합당한 준비를 갖추거나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주무부처인 식약처와 관련 기관은 그동안 얼마나 많이 준비해 왔는지 의심스럽다. 이제부터 해결해 나가겠다는 사후 약 처방식의 뒷북 대책만 무성하다는 현장의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지금부터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는 것은 너무도 때늦은 만시지탄이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과의 소통이 숙명이자 존재의 이유라고 늘 강조해왔다. 지금부터라도 농업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농민이 신뢰하지 못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를 계속 고집하고 강행한다면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PLS의 취지와 목적을 제대로 살리고 성공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심사숙고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논설위원·친환경농축수산유통정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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