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체리 품종 평가회’

3년새 재배면적 2.5배로 증가
정확한 정보 없이 유행처럼 ‘쑥’
품질·생산성 저하 문제 발생

농장경영·기술 등 사례 발표
국내 재배 50품종 특성 소개도 


체리의 수입물량 및 국내 재배면적이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품종선택 시 맛과 크기, 색깔보다는 농가수익을 고려한 생산성을 먼저 따지고, 재배특성이 검증되지 않은 품종재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국내에서 재배되는 체리는 6월에 집중적으로 출하되며 경북 경주지역이 최대주산지다. 그런데, 체리가 다른 과종에 비해 재배가 까다로운 작목임에도 정확한 정보도 없이 유행처럼 재배에 뛰어들면서 품질 및 생산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5일 관계공무원들과 농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산 체리 경쟁력 확보를 위한 품종 평가회’를 개최했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으면서 국내 재배환경에 적합한 체리 품종을 선발, 보급하기 위해서다.

이번 평가회에서는 체리를 재배하고 있는 농가가 체리과원을 만드는 과정 및 농장경영방식,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재배기술 등에 대한 사례를 발표했다. 이어서 남은영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수과 농업연구사가 국내 재배환경과 생산성을 고려한 품종선택 기준 등 재배 시 주의사항 등을 설명했다. 아울러 ‘홍수봉’, ‘써미트’, ‘레이니어’ 등 국내에서 재배되는 50여 품종의 전시 및 특성소개 등이 있었다.

이에 따르면 체리의 수입량이 2010년 3800톤에서 2017년에는 1만7648톤으로 4.6배나 급증했다.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재배면적도 2014년 200ha에서 2017년에는 500ha로 2.5배나 늘었다. 또한 국내에서 유통되는 체리품종은 크게 일본에서 도입된 붉은 계열과 미국 또는 캐나다에서 들여온 흑자색 계열의 품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와 관련, 남은영 연구사는 “국내 재배환경에서 품질과 생산성을 모두 만족하는 품종이 많지 않은 만큼 맛과 생산성이 좋은 품종을 선택한 다음 열매솎기 등을 통해 과일을 크게 키워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재배되고 있는 체리품종에 대한 설명에 따르면 ‘좌등금’ 등 일본품종은 당도가 높고 새콤달콤한 맛이 조화로우며 우리나라 기후에 비교적 잘 적응해 생산성도 뛰어나다. 그러나 과일의 크기가 작고 과육이 잘 물러져 유통과 저장에 어려움이 있다. 반면, 가장 많이 수입되고 있는 미국산 ‘빙’ 품종 등 흑자색 계열은 과일이 크고 당도가 높으며 아삭한 육질로 유통도 편리하다는 평가다. 다만 수확시기가 장마와 겹치는 만생종 품종이 많고 생산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남 연구사는 “체리 품종을 고를 때는 맛과 크기, 색깔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생산성을 고려해 농가수익을 뒷받침할 수 있는 품종을 골라야 한다”며 “국내 재배특성이 검증되지 않은 최신 품종 재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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