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발주 및 가격결정 등
농협하나로유통이 독점
나머지는 판매만 주력토록
4개사 노조 강력 반발


농협경제지주의 유통계열사 통합이 심화되면서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지난 3월, 유통계열사 사장단이 농협하나로유통을 본사로, 나머지 유통계열사들은 판매 중심으로 시스템을 전환하기로 합의하고, 정례적으로 사장단 회의를 개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에 따른 구체적 계획이 마련돼 5월 초 사장단회의에서 논의된 것이 알려지자 지난 1일 농협경제지지주 4개 유통자회사 노조가 서대문 농협중앙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유통계열사 운영통합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5월 초 유통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논의된 안은 농협하나로유통이 마련한 것으로 주요 골자는 구매와 발주 및 가격결정, 재고관리 등의 주요 업무를 본사(농협하나로유통)에서 진행하고, 유통매장에서는 판매에만 주력하도록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4개 유통계열사를 농협하나로유통 휘하로 통합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으며, 이미 구매권은 지난 2009년 청과사업을 시작으로 2010년 가공생필품까지 농협하나로유통이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협경제지주 내 유통계열사는 농협하나로유통·농협유통·농협충북유통·농협대전유통·농협부산경남유통 등 5개사로 농협하나로유통을 중심으로 사업체를 통합하는 논의가 진행돼 왔다.

문제는 구매권한이 농협하나로유통으로 빠져나가면서 농협하나로유통을 제외한 유통계열사의 수익도 하락하고 있다는 점. 또 이 같은 수익성 하락이 다시 통합의 이유로 작용하면서 통합을 둘러싼 논란만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특히 농협하나로유통을 제외한 유통 4사는 조직통합을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난 다음 사업을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상황으로, 농협하나로유통으로의 사업권 우선 통합과는 다른 결을 보이고 있다.

농협유통 한 관계자는 “유통업체라는 자회사 직원들이 매장에 얼마나 물량을 발주할지, 어떤 마케팅으로 판매를 확대할지, 심지어 얼마만큼의 매익율을 가지고 회사의 수익을 고민해야하는지 등에 대한 모든 권한을 다 뺏기는 것”이라면서 “20여년간 농협의 유통사업을 맡아온 자회사가 하루아침에 판매하청업체로 전락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통합반대집회 참가자 일동은 유통자회사 통합을 논의할 협의체 구성을 촉구하는 한편, 본격적인 대중투쟁으로 방향을 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농협경제지주 한 관계자는 “이들 유통계열사들이 모두 별도의 법인으로 설립되면서 임금체계 등이 모두 달라 조직통합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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