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맞아

 

이병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이 농산물 수급 문제에 있어 민간에 비해 공공기관의 수단이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최소한의 수단으로 공적 가치를 지키는 데 주력할 것임을 밝혔다. 이러한 측면에서 농업의 가치를 우선할 수 있도록 생산자는 물론 소비자들의 설득에 나서겠다는 목표도 덧붙였다. 특히 지난 5월 28일 개최한 신경영비전 선포식을 통해 aT의 주요 사업 핵심가치와 전략이 국민이 원하는 눈높이에 부합할 수 있는 비전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난 1일 취임 100일이 지난 이병호 사장을 만나 소회와 aT의 주요 업무에 대해 들어 봤다.


빅데이터·인공지능 등 활용
유통정보시스템 고도화
정확한 수급·가격예측 최선
국민 눈높이·시대적 요구 맞게
aT 기능·역할 혁신할 것


-aT 사장으로 취임한지 100일이 조금 넘었습니다. 취임 후 100일을 맞은 소회를 말씀해 주신다면.

“aT는 1967년 12월 설립 이후 반세기가 지나 올해 출범 51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입니다. 올해는 지난 반세기를 돌아보고 새로운 50년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시점이기에 사장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막중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 100일은 공사의 경영 현황을 파악하고 새로운 경영비전을 구상하느라 바쁘게 보냈습니다. 특히 해외 각국에서 우리 농식품 수출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현장부터 국내 수매·비축, 유통개선, 식품산업 육성의 현장까지 농식품 산업의 전 과정에서 aT의 역할과 중요성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5월 28일 신경영비전 선포식을 개최했습니다. aT의 새로운 경영비전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요.

“신경영비전 선포식은 그동안 공사가 수행해 온 주요 사업의 핵심가치와 전략이 새 농정의 흐름과 국민이 원하는 눈높이에 부합하는지 열린 토론을 거쳐 만든 결과물을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그 결과 수급안정 및 유통개선, 수출진흥, 식품산업 육성 등 aT 주요사업의 새로운 비전과 함께 농업의 공익적 가치 창출 등 시대가 요구하는 공사의 역할에 대한 방향성을 담았습니다.”


-수급안정을 위해 aT의 역할이 큰데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농산물은 기후변동과 작황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한 수급 불안정성이 상존해 이를 최소화하고 농가소득을 안정적으로 지지하고 높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aT는 농산물 유통종합정보 시스템을 구축해 수급정보의 확보와 분석은 물론 예측을 강화하고 주요 품목의 수매·비축을 통해 수급 불안정에 대응해 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국내 생산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TRQ(저율관세할당)는 국내 수급상황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물량 도입과 방출시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겠습니다. 또한 올해 APTER(아세안 비상쌀비축기구) 및 FAC(식량원조협약)를 통한 6만톤 규모의 국내 쌀 해외원조를 활용해 국내 쌀 공급과잉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농산물 유통종합정보 시스템 구축이 수급안정에 있어 핵심사항으로 보이는데 추가적인 설명을 부탁합니다.

“농산물 수급안정을 위해서는 정확한 수급정보의 확보와 분석, 예측 및 전파를 통한 선제적 역할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aT는 12개 유관기관의 농산물 수급 관련 생산 정보 54종에 대한 DB 통합 및 인공신경망 기술을 활용한 수급예측 정보를 제공하는 농산물 유통종합정보 시스템을 구축해 올해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5년간 중장기 계획을 세워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며, 이럴 경우 농산물 생산·유통·소비 관련 빅데이터 구축 및 인공지능을 확용한 가격정보 예측이 가능해져 선제적 수급대책 수립에 큰 역할이 기대됩니다.”


-최근 FAC 관련 원조용 쌀 선적식이 있었습니다. 식량 해외원조에 있어 aT의 역할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우리나라는 현재 APTER와 FAC 회원국으로 가입해 해외원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17년 국내 쌀 750톤을 시작으로 올해는 6만톤 규모의 원조를 추진 중입니다. 이 가운데 APTER 1만톤과 FAC 2만2000톤은 지원을 완료했습니다. 이는 과거 농산물 원조 국가에서 쌀 원조를 하는 나라로 바뀐 첫 사례로 국격 제고 기여는 물론 국내 쌀 공급과잉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aT는 앞으로도 쌀 해외원조를 지속 추진하고, 식량 해외원조 전문기관으로서의 전문성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최근 침체된 화훼산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꽃 소비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데,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요.

“화훼산업은 소비위축과 생산비 증가, 수출부진의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경조사 위주로 편중된 화훼 소비구조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타 산업에 비해 타격이 큽니다. 이러한 화훼산업 활성화를 위해 경조사 위주로 편중된 꽃 소비구조 개선을 일상생활 속에서 꽃을 소비하는 문화로 확산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1Table 1Flower, 플라워 트럭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한 국내산 꽃 품질 제고를 위해 습식유통 지원, 중도매인 전문화·규모화 유도, 난 정가·수의매매 도입 등의 안정적 생산기반 구축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농업인을 비롯해 유통업계 종사자들을 위해 당부의 한마디를 한다면.

“우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우리 농업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고생하고 있는 농업인들과 유통업계 종사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농산물 수급·유통에서 있어 공공기관이 할 수 있는 수단이 민간에 비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면서 민간의 견제가 쉽지 않지만 최소한의 수단으로 농업의 공적 가치를 지킬 수 있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계획에 생산자를 비롯한 농민단체들이 뜻을 같이 해 주길 당부드립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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