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육환경 정밀 제어로 딸기 수량·품질 향상"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농업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빅데이터,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해 생육환경을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농산물 수량과 품질을 함께 향상시킨다는 게 스마트농업의 핵심이다. 농촌진흥청이 지원하는 산학연협력단에도 농업과 ICT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 있다. 충남딸기산학연협력단이 그 주인공이다. 협력단은 PH와 EC 등 근권환경을 적절히 조정하는 센서를 개발하는 등 농가들과 함께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영농여건 개선에 나서고 있다.

현장 적용가능 ICT 기반으로 
온도·습도·광도 등 계측장비 설치  
산도·양액농도 조정 센서도 개발

국내 재배면적 83% 차지 ‘설향’
생육단계별 양액조성 개발 
딸기와인·홍삼 딸기잼 등
가공식품 통한 소득 증대 힘써


▲센서 제어를 통한 정밀환경 조성=충남딸기산학연협력단 전문위원 30명과 회원농가 109명, 참여업체 3곳은 단장인 최종명 충남대 교수와 함께 최종목표인 ‘회원농가 소득증대와 수혜자 만족도 제고’를 달성하기 위해 재배관리 컨설팅, 가공제품개발 확대, 유통 및 마케팅 개선 등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특히 협력단은 현장에 적용가능한 ICT 개발·보급에 애쓰고 있다. 그 일환으로 1차년도에 온도·습도·광도 등 지상부 환경의 계측 장비를 자체 제작해서 농가 시설하우스에 설치했고, 2차년도에는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토양 PH(산도)와 EC(양액농도)를 측정하는 방법과 PH와 EC가 적정범위를 벗어날 때 교정법을 함께 교육했다. 3차년도에는 ICT를 활용한 수경재배 급배액 자동관리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는 기존의 타이머방식이 아닌 수분과 EC센서를 이용, 양액을 적절히 공급하는 방식이다.

최종명 단장은 “지상부와 지하부, 즉 대기환경과 근권환경 관리가 그동안 감에 의존하거나 타이머를 이용한 제어가 대부분이었다”며 “농가들이 온도와 습도, PH와 EC 등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지면서 정밀환경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는 게 성과 중에 성과”라고 말했다.

▲영농 활용기술 확보, 어떻게=협력단이 영농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내놓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우선 딸기 생육을 촉진하는 미생물 제제를 만들어 농가에 보급했다. 유용 미생물은 지상부 처리효과가 우수하기 때문에 딸기 고설 수경재배에 유리하다. 여기에 유용 미생물은 지하부에도 살아남는다는 점을 착안, 협력단은 유용미생물 ‘TL4’를 통해 딸기의 지상부와 지하부 병 발생을 억제하고 방제 효과를 얻었다는 것. 최종명 단장은 “핵심농가 25명에게 미생물을 보급했는데, 지상부 처리만으로도 딸기 육묘기 모주와 자묘 생육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딸기는 대부분이 ‘설향’ 품종이다. 우리나라 재배면적의 83.4%를 설향이 차지하고 있다. 또 설향은 수경재배방식을 적용하는 비중도 크다. 협력단이 ‘수경재배’ 기술을 고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설향에 적합한 생육단계별 양액조성을 개발, 생육단계별 수확전과 수확기로 구분해 양액관리를 하도록 한 것이다. 조기수량이 11% 늘었고, 전체 수량도 7% 증가한 결과를 얻었다는 게 협력단의 분석이다.

▲와인과 잼, 부가가치 확보 원천으로=가공식품 개발을 위한 보폭도 넓히고 있다. 협력단의 최종목표 중 ‘수혜자 만족도 제고’를 위한 발걸음이다. 협력단은 딸기 농가의 소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가공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갖고, 가공식품을 선보이는 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딸기와인을 비롯해 유기산 등을 많이 함유한 딸기를 발효시켜 만든 딸기 홍초, 첫 맛은 딸기의 달콤함을, 끝 맛은 홍삼의 쓴 맛을 골고루 느낄 수 있는 홍삼 딸기잼 등을 개발했다. 이중 딸기와인과 홍삼 딸기잼은 산업체 기술이전을 앞두고 있다.

이 같은 가공식품 개발을 통해서 딸기 소비가 확대되면 딸기 가격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고, 이을 통해 딸기 농가소득도 안정화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앞으로 가공식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최종명 단장은 “1차 산업인 생산관리, 2차 산업인 가공, 3차 산업인 유통과 마케팅을 종합해 농가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농가소득 향상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 보다는 과학 통한 영농…ICT 기술적용에 방점"
최종명 충남딸기산학연협력단장

“이제는 생육환경을 얼마나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최종명 단장은 확신에 차 말했다.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감’보다는 ‘과학’을 통한 영농이 중요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래서 협력단을 시작했을 때 ICT 기술적용에 방점을 둔 것이다. 최 단장은 “환경을 정밀하게 맞춰 생육환경을 좋게 만들면 수확량과 품질을 높이는 것 뿐만 아니라 농약도 덜 쓰게 하는 효과까지 있다”고 밝혔다. 그러려면 온도와 습도, 광도, 이산화탄소농도, PH, EC 등 지상부와 지하부 환경요소를 정확히 알아야 하기 때문에 현장과 학교에서 번갈아가며 농가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용미생물 ‘TL4’ 제제를 보급하고, ‘설향’ 품종에 적합한 수경재배 기술을 적용했으며, 총채벌레를 줄이는데 반사필름을 활용하는 기술도 선보였다. 딸기 총채벌레는 10월부터 발생하는데, 하우스 둘레에 따라 폭 1.5m의 빛반사필름을 피복한 결과 이전 대비 57.3%의 총채벌레 경감효과를 보기도 했다.

최종명 단장은 “협력단의 목표라면 컨설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술수준을 높여서 농가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게 만들고, 인근 농가까지 기술이 파급되게 하는 것까지 아우른다”고 말했다. 최근 협력단이 핵심농가를 바꾼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읍면단위로 핵심농가를 선발하고, 이들이 일반농가 5~10명을 책임지는 시스템이라면 기술전파의 상승효과가 클 것이라는 게 최 단장의 생각이다. 논산·부여·홍성 등의 딸기연구회와 조직력을 다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최종명 단장은 “전국 최고품질의 딸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면 어떤 어려움이 와도 버틸 수 있다”며 “ICT를 적용하는 기술에 부단히 노력을 하면서 지금처럼 농가들과의 현장 소통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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