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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갈린 농식품 ‘빨간맛 마케팅’

“빨간 맛 궁금해 허니, 깨물면 점점 녹아든 스트로베리 그 맛~”. 지난해 여름, 가요계를 달궜던 레드벨벳의 빨간맛이 한국과 동남아, 전 세계를 돌고 돌아 평양에도 울려퍼졌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이에 질세라 빨간맛을 외치고 있다. 올해 주요 수출 지원사업인 테마마케팅의 일환으로 한국의 매운맛과 빨간 농식품을 홍보하는 빨간맛 마케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어서다. 정부의 이런 노력덕분인지 우리 ‘빨간’ 농식품 수출실적이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농식품부가 발표한 수출실적에 따르면 빨간맛 마케팅의 주요 품목인 홍삼과 고추장, 라면, 딸기 등의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수출실적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9.0%, 11.3%, 11.6%, 16.2% 상승했다.

하지만 우리 농가 및 중소 수출업체들의 표정은 레드벨벳의 공연을 보고 있었던 객석의 얼굴처럼 미소를 찾기 어렵다. 북한사람들이 흥겨운 빨간맛을 대놓고 즐기지 못했던 것처럼 우리 중소수출업체들도 수출 증대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홍삼, 수출 증대 원인은 한국인삼공사와 같은 대기업의 수출 물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정부는 인삼 수출 증가에 대해 주력 수출시장인 중화권의 수요확대와 함께 중국내 뿌리삼 재고 소진 등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는데, 실제로 중화권 인삼 수출의 대부분은 정관장이 좌지우지하고 있다. 금산에서 홍삼 수출을 하고 있는 A업체의 대표는 “중국시장은 통관 등으로 시장 진출이 굉장히 까다로운데다 정관장 같은 대기업들이 시장을 꽉 쥐고 있어 중소업체가 진출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때문에 중국 시장을 주력시장으로 하는 중소 인삼 및 홍삼수출업체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 역시 “중국 수출의 대부분은 정관장”이라고 인정했다.

딸기 역시 높아진 수출실적에도 불구, 딸기 재배농가들과 수출업체들은 해외시장에서 국내 수출업체 간 과당경쟁이 심화돼 수출시장이 계속 혼탁해지고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김치와 고추장 역시 중소수출업체보다는 대기업 제품의 수출이 주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진행하는 수출지원사업의 핵심은 단편적인 수출실적증가가 아닌 농가와 중소업체의 소득 향상이다. 농식품부의 빨간맛 홍보 사업이 수치상의 흥행이 아닌 우리 농가와 중소업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히트를 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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