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외를 비롯한 여름 과채류 소비와 시세가 당초 전망과 달리 가라앉아있다. 사진은 지난 24일 서울의 한 마트 매대에서 소비자가 참외 구매를 고민하고 있는 모습.

5월 초부터 기대 높았지만
잦은 비·일교차 큰 날씨 직격탄
지방선거 앞두고 소비 위축
참외·수박·토마토 등 '약세'  


당초 기대와 달리 참외와 수박, 토마토 등 여름 과채류 소비와 시세가 여름 문턱에서 주저앉고 있다. 이달 초만 해도 재배면적 감소로 5월의 과채류 시세가 비교적 양호하게 전망됐으나 궂은 날씨와 선거 영향 등 악재가 겹치며 여름 초장 불씨를 당기지 못하고 있다.

여름을 목전에 둔 5월 들어서며 참외와 수박, 토마토 시세 모두 양호한 전망이 나왔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5월 수박 출하면적은 타 작목으로의 전환 영향으로 전년 대비 5% 감소가 추정됐다. 참외도 농가 고령화로 인한 폐원으로 5~6월 출하면적이 전년 대비 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고, 토마토 역시 출하면적이 전년 대비 1%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여기에 파종 및 생육기였던 겨울 한파와 봄철 잦은 강우가 더해져 단수까지 좋지 않아 시장 반입량은 줄 것으로 예상됐고, 이에 시세는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상황은 이런 전망치대로 흐르지 않고 있다. 5월 21~24일 가락시장에서 참외 도매가격은 10kg 상품 기준 2만5500~2만8800원 사이에 형성되고 있다. 5월 참외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한 전망이 나왔으나 3만원 초·중반대였던 지난해 이 시기보다 시세가 한참 못나오고 있다. 수박도 이달에 1kg 기준 최소 2200원, 최대 2500원의 시세가 전망되며 지난해보다 높은 가격이 나올 것으로 기대됐으나 21~24일, 1kg 상품에 1970~2040원에 가격대가 형성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보다 가격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 토마토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21~24일 토마토 평균 도매가격은 6600~8000원(10kg 상품)으로 지난해 이 시기 시세였던 9800~1만원보다 낮은 바닥세를 보이고 있다.

여름 과채류 시세가 기대와 달리 낮게 형성되고 있는 주된 이유는 무엇보다 ‘날씨’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의 잦은 비와 일교차 큰 날씨가 산지에서 상품성에 문제를 주는 반면 소비에도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가락시장의 박영욱 중앙청과 경매차장은 “아직도 아침저녁엔 쌀쌀하다. 이런 일교차가 큰 날씨가 과일엔 좋아도 과채류 생육에는 좋지 않게 작용하고 있고, 특히 참외는 봄철 냉해로 나오지 못한 물량까지 최근 시장에 반입되고 있다”며 “여기에 참외나 수박 등 여름 과채는 더워야 하는데 최근 비가 자주 내리는 등 날씨가 소비에 도움을 주지 못해 시세가 낮게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6·13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인한 선거철도 과채류 소비에는 좋지 않게 작용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규효 가락시장 서울청과 경매과장은 “여름 과채류는 행사용으로 많이 소비가 이뤄지는데 최근 지방선거로 인해 이런 수요가 확연히 줄어들었다”며 “날씨에 선거 영향까지 더해져 당초 예상과 달리 시세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통상 한 품목의 시즌 시세는 초반 시세가 중요해 여름에 진입하는 5월말 시세가 낮게 형성되면서 본격적인 여름 과채류 장도 우려되는 가운데 앞으로의 변수도 여름 과채류의 소비 특성상 무엇보다 ‘날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규효 과장은 “다행히 올여름엔 더울 것이란 예보가 나왔다. 날씨만 더워지고 선거철도 지나면 소비는 늘어날 수 있을 것 같다”며 “최근 낮은 시세에도 선별이 잘된 물량은 좋은 가격대를 받을 수 있으니 꾸준한 선별 출하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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