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비료학회 춘계학술대회

▲ 한국토양비료학회가 지난 17~18일 주최한 ‘2018년도 춘계학술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단상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춘계학술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유기질비료 시비체계 확립 등
남북농업교류 활성화 준비를


올해 한국토양비료학회가 진행한 ‘2018년도 춘계학술대회’의 핵심주제는 농업의 공익적 기능과 이를 제고하기 위한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 한반도 농업이었다. 문재인 정부 농정공약의 주요 뼈대를 다시 들여다보고, 더 나아가 농정의 새로운 변수가 될 남북관계도 고려, 토양비료학회의 역할을 고민해보자는 의미에서다. 농정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짚어본 이번 학술대회는 지난 17~18일 양일간 농촌진흥청 도서관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한반도 농업환경보전을 위한 방안’이란 주제로 열린 토양비료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윤종철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환경부장은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먼저 따져봤다. 문재인 정부가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실현하기 위해 도입하기로 한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을 통해 제고하려는 농업의 공익적 가치부터 검토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윤 부장이 꺼낸 화두가 개헌이었다.

그는 “정부가 발표한 헌법 개정안 중 제129조 1항에 ‘국가는 식량의 안정적 공급과 생태보전 등 농어업의 공익적 기능을 바탕으로 농어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농어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원 등 필요한 계획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는데, 농업분야에서 보면 획기적 일”이라면서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서 개념과 정의, 범위 등을 명확히 해야 하는 것이 숙제이자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부장은 농진청이 올해 흙의 날을 기점으로, ‘토양자원의 가치 설정 및 농업의 다원적 기능 확장’을 위해 개념정의와 범위설정 등을 추진하고, 내년엔 농업의 공익적 가치규정과 평가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윤 부장은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건강한 흙을 바탕으로 생명을 존중하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한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으며, 이게 국민적 공감대를 얻었을 때 헌법에 명문화한 내용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 도입을 위한 정책방향을 무엇일까. 김태영 경상대 교수도 ‘국민적 공감대’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성공적인 농업 환경정책을 위한 여건 조성이 먼저”라며 “지속가능성, 다원적 기능, 공익적 가치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을 통한 농업계의 지원은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할 것”이라며 “농업이 제공하는 환경서비스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농업이 식량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공재를 생산하는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는 점, 농업환경정책은 농민의 소득안정과 함께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제고시키는 정책이라는 점 등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 외 김 교수는 △농업환경 평가지표의 정교화와 체계화 △환경오염원 규제위주인 환경부 등 타 부처와의 협업 △학제간 협동연구 활성화 등을 덧붙였다.

춘계학술대회의 마지막 주제는 북한 농업이었다. 김계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민간구호단체인 월드비전에서 농업자문역할을 맡으면서 북한을 방문할 당시 촬영한 사진을 중심으로 열악한 북한 농업현실을 보여줬다. 그런 다음, 김 교수는 “최근 북한은 흥남 질소비료공장 등 비료공장의 정상가동이 목격됐고 경제상황도 호전되면서 비료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설노후화와 원료부족으로 현재는 전체 사용량의 10% 내외 생산하고 있다”며 “토양분야 남북협력 방향 중 북한이 원하는 협력분야는 ‘유기질비료 중심의 시비체계 확립’을 비롯해 ‘수도용 상토개발’, 유용미생물(EM) 등 이용확대방안’, ‘키틴·젤라틴 분해 미생물 농법’, ‘흙토람 같은 토양환경지도’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진호 토양비료학회장은 개회사에서 “올해는 한반도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고, 남북이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할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농업분야, 특히 토양비료분야에서 학회의 역할을 다시한번 확인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올해가 학회 창립 50주년이 되는 해이며, 창립 50주년 행사와 국제심포지엄을 10월 25일부터 3일간 실시할 계획이니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춘계학술대회에 앞서 토양비료학회는 총회를 열고, 장용선 국립농업과학원 토양비료과 연구관을 차기 회장으로 임명했다. 장용선 차기 회장의 임기는 2019년 1월 1일부터 1년간이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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