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택 솔바위농원의 손보달(52), 김현주(49) 부부.

귀농 후 고구마 모종으로 시작
20여종 쌈채소 선보여
직접 운영하는 쌈밥집 외에도
생산량 60% 전국 식당 유통

농촌 일상·작물 이야기 등 담은
SNS 운영 공들여 ‘소비자 신뢰’
농장체험 등으로 판매 활발


평택시 청북면에서 1만5000㎡ 규모의 쌈채소 전문 농장 ‘솔바위 농원’을 운영하는 손보달(52) 대표는 연중 고품질의 쌈채소를 생산, 100% 직거래로 억대의 매출을 올리는 전문 농사꾼으로 주목받고 있다. 손 대표는 2010년 대기업 직장생활을 접고 음식점을 하던 부인 김현주(49)씨와 함께 귀농했다.

“귀농 첫해는 고구마 모종을 시작했어요. 직접 인터넷 블로그를 운영하며 조금씩이나마 모종을 팔았는데 꽤 괜찮은 매출을 올리게 됐죠. 그래서 규모를 늘려 다양한 모종과 함께 쌈채소까지 하게 됐습니다.”

2010년 8월 말 손 대표는 난생처음 자신의 비닐하우스를 마련했다. 모두 합해 28동이다. 늦가을 오이를 심어 수확한 후 쌈채소와 고구마 모종을 재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태풍 곤파스가 농장을 휩쓸어 28동 가운데 23동의 하우스가 폐허가 됐다. “암담했죠. 며칠 사이 9000만원을 손해봤으니까요.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만은 없었죠. 다시 재기했죠, 집을 팔아 영농자금을 마련하고 고구마 모종으로 돈을 벌었어요. 모종과 쌈채소를 인터넷 직거래로 판매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게 됐죠.”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선 손 대표는 현재 비닐하우스 22동에서 상추·쌈배추·치커리·케일 등 20여 종의 쌈채소와 고구마·고추·오이·호박 등의 다양한 모종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수확한 쌈채소는 손 대표가 인근 안중읍에서 직접 경영하고 있는 ‘손보달쌈채 쌈밥집’으로 공급, 싱싱한 쌈채소에 매료된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곳 식당으로 납품되는 양만해도 1일 80박스(약 150kg)다. 손 대표는 이곳 외에도 총 생산량 중 60%의 쌈채소를 전국 식당으로 유통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일반 시장 출하가 없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농장체험 등을 통해 생산된 쌈채소를 모두 직거래로 판매한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쌈채소를 맛볼 수 있도록 당일 수확한 상추·케일·치커리·겨자채·근대·쌈배추 등 10여종의 모둠쌈을 박스 포장해 고객들에게 직접 보내준다.

손 대표는 솔바위농원의 쌈채소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인터넷 블로그·카페 등 SNS 운영에 심혈을 기울였다. “일단 블로그에 많은 공을 들였어요. 판매를 위해 상품만 진열해 놓으면 재미가 없잖아요. 그래서 농촌생활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일상사와 관련된 정보, 생활 속 풍경, 작물 이야기 등을 올려 블로그를 찾는 재미를 주고 있어요. 소비자들은 이것을 보고 쌈채소를 많이 주문하더라고요.”

손 대표는 다른 파워 블로거를 통해 농원을 소개하고 스크랩해 간 고객 중 20여명을 추천해 쌈채소 1박스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벌인다. 손 대표가 온라인상에서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은 것은 귀농 초기부터 영농일지를 쓰고, 수시로 농장 상황을 알렸기 때문이다.

또한 블로거와 카페 등의 회원들을 초청해 직접 농장에서 하는 ‘팜파티’도 고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손 대표는 귀농 8년차지만 이같은 철두철미한 영농과 인터넷·농장체험 등을 통한 100% 직거래 판매로 연간 약 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어엿한 프로 농사꾼의 반열에 올라섰다.

손 대표는 “쌈채소의 경우 대형마트에서는 소비자에게 비싸게 팔리지만 현장의 생산농가는 울상을 짓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인터넷 직거래와 로컬푸드 활성화 등 유통구조 개선에 노력한다면 농업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평택=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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