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0만원 들인 진천 오이농가
"관행 재배보다 생산량 증가"
2500만원 쓴 청주 애호박 농가  
"투자비용 대비 경제성 의문"


충북 진천군 초평면 김모씨는 작년, 오이하우스에 LED등을 설치했다. 단동 하우스 8동에 설치를 했는데 총 1150만원이 들어갔다. 동당 140만원 꼴이 들어간 것이다. 오이를 네 줄로 재배를 하면서 하우스 중앙에 한 줄로 등을 설치했다. 한 줄에는 평균 36구의 전구가 설치됐다. LED 전구는 개당 3만원 조금 넘는 가격이라고 한다.

김씨는 LED등을 설치하고 상당한 효과를 봤다고 한다. 새벽 5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오후 4시부터 저녁 8시까지 등을 켜주면 광합성이 증대된다는 것이다. 특히 날이 흐리고 비가 오는 날에는 햇빛을 대체할 수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관행의 재배보다 생산량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는 “가을오이 때 효과가 크다. 8월 중순에 심어 12월까지 따는데 이 때는 해가 짧다. 안개끼는 날도 많아 가을에는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흐린 날 효과가 크다. 평년보다 작년 작황이 좋았다. 등을 달고 20일 정도 지나니까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반된 주장도 있다. 경북 상주시에서 오이농사를 짓는 김모씨는 “2년간 시험재배를 했다. 가성비가 맞지 않는다. 효과면에서 만족할만큼 뚜렷한 변화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효과도 크지 않고 투자비를 고려하면 경제성도 떨어진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얘기를 하는 다른 농가도 있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서 애호박 농사를 짓는 채모씨의 경우다. 그는 작년에 총 사업비 2500만원을 들여 하우스 세 동에 LED등을 설치했다. 하우스 한 동에 여섯 줄로 재배를 하는데 두 줄에 한 줄씩 등을 설치한 것이다. 등은 한 줄에 57개, 동당 총 170개를 설치했다.

앞서 진천의 김모씨보다 전구 설치 개수가 훨씬 많은 것이다. 채씨는 등을 개당 만7000원에 설치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채씨의 평가는 만족스런 수준이 아니다. 그는 “설치한 곳과 안한 곳을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없다. 서 너 박스 더 따는 것은 있지만 투자비를 생각하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여름에 장마철이 되면 호박꽃이 수정이 안돼 다 떨어진다. 3, 4일 비가 계속 올 때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아직 여름을 겪지 않아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조심스런 평가를 했다.

청주시 농업기술센터는 올해 딸기에 LED등 시범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진천군 오이농가들은 LED등 설치를 고민하고 있다. 투자비 대비 생산성을 따지는 경제성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진천=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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