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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농업의 공익적 가치’인가
   

김태연 단국대학교

환경오염 증가도 다원적 기능의 결과
국토경관·환경자원·생태계 보전 등
농업의 ‘공공재’ 공급 기능 주목해야


작년부터 농업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슈 중에 헌법 개정안에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반영하고자 했던 캠페인이 있다. 우여곡절 끝에 정부가 발의한 헌법 개정안 제129조 1항에 “국가는...(중략)...농어업의 공익적 기능을 바탕으로...”라는 표현이 포함되면서 이 캠페인은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많은 농업계 관련자들이 한 목소리로 요구한 결과인 것 같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아쉬운 점은 ‘농업의 공익적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냥 모든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으로 치부되어 버렸다. 그런데,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이 무산된 현 상황에서, 각종 언론 기사와 칼럼, 농업관련 토론회에서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주제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학회에서도 학술대회 주제로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선정하고 있다. 그 의미가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국내외 문헌을 토대로 필자의 의견을 피력해 보려고 한다.

농업의 다원적 기능 : 환경오염을 증가시키는 것도 다원적 기능의 결과이다.

다원적 기능이라는 것은 하나의 산업 생산활동이 단순히 해당 상품의 생산만이 아니라 다른 효과(외부효과와 공공재)를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보면 고용창출, 국가경제성장에 기여, 국민생활안정도 포함되지만, 부정적으로 보면 대기오염, 수질오염, 에너지 고갈 등의 부정적이 효과도 포함된다. 농업도 마찬가지다. 식량공급, 자연환경보전, 수자원 및 토양 보전, 경관 및 전통문화 보전 등을 농업의 다원적 기능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이런 것들을 오염시키고 파괴하는 것도 농업생산의 다원적 기능이다. OECD 등 외국 문헌을 살펴보면, 분명하게 제시되고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농업정책이 다원적 가치의 증진을 농정의 목표로 설정하면, 식량생산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마구 사용하는 농약, 제초제, 화학비료 및 각종 생태계 및 경관을 파괴하는 농업기반시설의 설치 등도 정부가 지원해야 하는 타당한 정책이 된다. 그래서 다원적 가치를 목표로 설정하는 농정은 논리적으로 성립될 수 없다. 이점을 OECD 등의 문헌에서도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 : 농업의 다원적 가치의 긍정적인 부분이다.

그래서 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정책목표로 반영하는데 있어서 ‘공익적 가치’라는 개념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개념은 외국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개념이고 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만 창조적(?)으로 사용하는 개념이다. 그래서 이것을 어떻게 정의할 것이냐의 문제가 우리나라에서는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되는 것이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 제3조 9항에 제시되어 있다. 제대로 논의를 거친 개념은 아니지만, 어쨌든 유일한 법적 기준이다. 이것은 농업의 다원적 가치 개념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지만, ‘공익’이라는 단어 때문에 긍정적인 부분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환경 및 경관 보전 등과 같이 농업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공익을 발생시키는 개념도 있지만, ‘식량의 안정적 공급’처럼, 시장을 통해서 사익을 먼저 증진시키고 이후에 이것이 ‘식량안보’ 개념과 연결되어 ‘간접적’으로 공익을 증가시키는 개념도 있다. 이렇게 간접적으로 공익을 증가시키는 것에 정부가 정책적으로 개입하게 되면, 정부지원의 형평성 논란과 함께 정당성에 관한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다.

농업의 공공재 공급 기능 : 국민이 무료로 사용하는 진짜 공익을 제공하는 기능

그래서 농업의 공익적 가치 구성 부분 중에 농업의 본질적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식량공급기능’을 제외할 필요가 있다. 식량의 안정적 공급과 이를 통한 식량안보의 달성은 ‘평상시’에 시장의 기능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하고, 이를 위해 시장의 안정적인 관리에 정부가 노력하면 되는 것이지 직접적으로 식량안보를 달성하려고 무리하게 특정 농민들이 재배하는 품목을 지원하는 것은 오히려 농민 간의 반목과 갈등 그리고 시장의 왜곡을 초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비상시’에 농업생산을 할 수 있는 토지, 인력, 기술을 보전하는 것에 정부가 초점을 두어야 하는 것이지, 평상시에 시장에서도 처리할 수 없는 과잉공급을 식량안보 능력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이제 ‘농업의 공공재 공급 기능’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농민들이 농산물과 함께 자동적으로 생산하여 국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국토경관과 환경자원, 화학적 투입재를 줄여서 만들 수 있는 수질 및 토양 오염의 감소 그리고 생태계의 보전 등이 농업이 생산하는 ‘공공재’이고 이것이 농업의 공익적 가치이다. 이러한 공공재를 생산하고 나면, 농민들과 농촌주민들은 이를 활용하는 새로운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창의적인 농촌을 만들고, 새로운 일자리를 농촌에 만드는 일도 ‘농업의 공공재 공급 기능’을 강화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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