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과 일신화학(주) 관계자들이 탈북 이후 남쪽의 농촌에 정착해 시설농사를 짓는 새터민들에게 농업용 비닐을 지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일신화학, 옥천 16개 농가에
장수필름 등 750여만원 규모


“힘내세요. 사랑으로 함께 합니다.” 4월 27일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농업협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필름제조사인 일신화학공업(주)가 북한이탈주민들에게 농업용 비닐을 지원해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 고객지원담당관실, 일신화학공업(주), 남북하나재단 자립지원부 관계자들은 지난 9일 충북 옥천군 군서면에서 ‘2018 북한이탈주민 시설채소 농가 비닐 지원 전달식’을 가졌다.

전달식을 통해 일신화학공업(주)는 탈북이후 충북 옥천지역에 정착해 시설원예에 종사하는 주민들과 잎들깨작목반에 속한 새터민 등 16농가에게 750여만원 상당의 비닐을 지원했다.

이 자리에서 일신화학공업(주) 관계자들은 한반도 평화분위기가 조성되고 남북농업협력사업이 재개돼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했다. 또한 이 과정에 일신화학공업(주)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류한신 영업이사는 경과보고를 통해 “한국농어민신문에 보도된 ‘북한이탈주민 안심영농컨설팅’이 농촌진흥청과 통일부의 협력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을 준비하게 됐다”면서 “북한이탈주민들이 남한의 농촌에 정착해 시설원예를 경영하고 있다는 소식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농촌진흥청에 협력방법을 타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일신화학공업(주)는 2~3월에 자사의 영업망을 통해 새터민 시설원예 농가를 파악하고 필요한 제품과 규격을 주문받아 제품을 생산, 이번에 ‘장수필름’, ‘솔라이트필름’ 등을 지원했다. 특히 새터민들의 생산비 절감에 도움을 주고자 장기성PO필름과 ‘따봉필름’이라는 첨가용PO필름 등 첨단 기능성 신제품도 지원했다.

정철수 대표이사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작물을 선정하고 농사기술을 익히는데 어려움이 많은 새터민들이 단단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겠다”면서 “언젠가 통일이 되면 북쪽 고향으로 돌아가서 남쪽에서 배운 하우스 농사기술을 전파하는 최고기술자가 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는 덕담을 했다. 심재덕 농촌진흥청 고객지원담당관 역시 “농사경험이 많지 않아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가까이에는 옥천군농업기술센터가 있고, 농촌진흥청도 있기 때문에 농업기술의 어려움은 언제든지 해결해주겠다”며 “농사를 잘 짓고 잘 정착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북한이탈주민 대표자 원모 씨는 “8년 전에 정착해서 깻잎농사를 짓는데, 빈주먹으로 와서 새 땅을 일구면서 자체적으로 일어나려 하고 있는 만큼 앞치마든 비닐이든 하다못해 호미 한 자루의 도움도 고맙다”며 “오늘 하루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관심을 갖고 지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비닐전달식 이후에는 농촌진흥청 고객지원담당관실 곽한강 기술위원이 잎들깨 재배를 위한 토양관리방법 등에 대한 현장컨설팅을 진행했다.

한편, 일신화학공업(주)는 국내 농업용 필름시장의 35%를 공급하고 있으며, 1999년 무렵부터 북한 고성지역에서 3만평 규모의 영농단지조성사업에 참여해 북한주민들과 남북공동영농사업을 추진한 경험을 갖고 있다. 당시 1만2000평의 비닐하우스에서 채소를 생산해 금강산 관광객들에게 공급하는 물량의 80%까지 담당한 경험이 있다. 또한 남북경제협력이 중단되기 전까지 벼농사용 보온못자리비닐을 매년 북한지역으로 수출한 바 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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