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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신규농업인을 기르는 귀농정책으로
   
 

박기윤 화천현장귀농학교 교장

얼마 전 귀농귀촌 민간교육기관들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이후 대부분 교육기관들의 상황을 보건데 교육생 모집이 어려운 것이 올 한 해 만의 일시적 상황은 아닐 것 같다. 농정원이 중심이 되어 진행해 온 교육 커리큘럼의 표준화, 교육 강사 DB 공유 등 귀농귀촌 교육의 정부에 의한 제도화는, 의도와는 다르게 교육 수준이나 내용의 평준화를 가져와 결과적으로는 관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민간교육기관의 설 자리를 빼앗아 버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초기 우리사회의 대안적 흐름으로 시작한 생태와 환경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운동으로서의 귀농, 지속가능한 우리농업과 농촌을 위한 몸부림으로서의 귀농은 얘기할 사람이 없어질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교육에 한정했던 얘기를 벗어나서 귀농귀촌 지원정책에 대한 좀 더 근본적인 부분으로 들어가 보자. 현재의 귀농귀촌 정책은 창업농을 기르는 부분 즉 귀농 부분과 농촌인구를 늘리는 정책인 귀촌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인구를 늘리는 부분은 대다수 지자체에서 사활을 걸고 시행하는 일이라 다양한 시책을 내걸고 있지만 결국 지역이 서울이나 대도시만큼 인프라가 갖추어지고 사람 살기가 좋아져야만 해결되는 문제이다. 교통, 의료, 교육, 난방연료, 보행자 보호, 문화 등 모든 부분에서 차별받고 소외되고 있는 지역의 현실이 개선되어지면 자연히 좋아질 거라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한순간에 해결될 일이 아니고 중앙정부의 의지와 실천이 필요한 일이다.

다만, 한 가지 눈앞에 닥친 것을 말하자면 농촌마을에도 경관과 도시계획의 개념을 도입했으면 한다. 현재 전국 곳곳의 산야는 주택건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농촌마을에도 주택지역을 별도로 지정하든가 개발한다든지 해서 산속, 계곡, 논밭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훼손되고 있는 것을 막을 방법이 필요하다.

창업농을 기르는 귀농지원에 있어서는 현재까지의 정책보다 좀 더 세밀하고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먼저 창업농의 기준을 일반 농업인 기준인 300평 경작 보다 더 확대하여 1000평 이상 경작으로 강화하여 실제 농사를 지을 사람에게만 혜택을 주도록 하자. 현행 농업인 기준인 300평은 고령농업인 등 기존 농업인 복지와 관계되는 면이 강하다. 신규 진입할 농업인의 기준으로는 미흡하다고 할 수 있으니 개선했으면 한다.

둘째, 귀농창업자금과 후계농업경영인 제도를 통합하자. 내가 귀농하던 2004년 즈음에는 귀농창업자금이 없고 후계농업경영인 제도만 있었다. 당시 만 35세미만 이라는 나이제한이 있어 이용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만 49세까지 가능하다. 둘 다 신규창업농이 활용할 수 있는 제도인데 공연히 분리해 놓아서 지역주민들과 귀농인간에 분란만 일으킨다. 현행 만 65세 미만으로 되어있는 귀농창업자금의 나이제한은 후계농업인을 육성하는 기준으로는 너무 느슨한 면이 있다. 둘을 통합하고 나이는 만 50세나 55세미만 정도면 신규 농업을 시작하는 사람을 지원하는 정도로는 적절할 것 같다.

셋째, 상환기간을 연장하자. 현재 귀농창업자금은 5년 거치 10년 상환이고, 후계농업경영인은 3년 거치 7년 상환이다. 둘 다 농업인의 현실을 모르고 탁상에서 설계한 그림인 것 같다. 1000평의 농지 구매를 위해 1억 원을 빌렸다면 창업자금의 경우 6년차부터 매년 원리금을 합쳐 1200만원 정도를 갚아야 하고, 후계농업인은 4년차에 이미 1600만원 정도를 갚아야 한다. 1000평 농사를 지어 이 돈을 갚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러니 농지구매 자금을 갚으러 농사를 포기하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진다. 내가 보기에는 20년 거치 15년 상환의 임업후계자 산지구입 자금 정도면 최상이고, 그게 아니면 1년 거치 19년 상환이나 3년 거치 17년 상환인 농가주택개량사업의 원리금 상환기간 정도면 적절할 것 같다. 전문 농업인에게 지원하는 자금이 아니라, 초보 농업인이 빌리고 갚을 자금이라는 것을 생각했으면 한다.  

넷째, 청년농업인의 경우 승계농과 창업농을 구분해서 지원했으면 좋겠다. 부모님의 영농을 승계하는 경우는 영농의 규모화나 전문화를 위한 시설이나 장비지원 등에 중점을 맞추었으면 좋겠고, 신규 창업농의 경우는 영농정착 기반조성에 중점을 두고 초기 생활비를 지원하는 정책을 보완하는 방향이 어떨까 한다.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는 승계농에게 생활비까지 보조하는 정책을 시행하기 보다는 그야말로 맨땅에 삽질하는 신규 창업농에게 지원하는 것이 정책의 목적에 부합하는 일일 것이다. 3년 정도 초기 비용을 보조하는 대신 지원기간의 1.5배 내지 2배의 기간 동안 의무적으로 영농에 종사하게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일시 상환하게 하면 도덕적 헤이도 막을 수 있으리라.

마지막으로, 토지제도를 손 봐야 한다. 초기 영농 진입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영농기반이다. 그 중에서도 농지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헌법에 경자유전의 원칙이 있다지만 워낙 예외조항이 많아 있으나 마나 한 조항이 되어버린 상태다. 장관이나 정부 고위직 관료 임명 청문회 마다 부재지주 문제가 대두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헌법 개정이나 농지법 조항의 개정 등을 통해 농지 소유 자체의 근본적인 해결을 하는 것이 최선이나 우리 농업인들의 미약한 목소리를 저 높은 곳에서 받아들일 리는 요원할 것 같다. 그럼에도 안타까운 마음에 의견을 내어 보자면, 공공 주차장이 부족한 도심지 주택가에서 개인 소유의 공터를 시에서 공공주차장으로 임차하는 대신 세금을 감면해 주는 공익임차 제도 같은 방법을 농지에도 활용하면 어떨까 한다. 부재지주의 농지를 지자체에서 일정기간 무상 임차하여 신규 농업인에게 저리에 임대하게 하는 대신 강제로 매각하거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을 면해주는 등의 방법이다.

그간 민간과 정부의 노력에 의해 어느 정도 귀농귀촌의 주변부는 형성된 것 같다. 이제부터는 정책을 좀 더 세밀하게 만들어 가야 할 건데 그 중 하나가 귀농지원정책을 실제 농업인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자는 것이다. 위의 제안은 수박 겉핥기 식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고 많은 전문가들의 토론과 의견교환이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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