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농촌이 어렵다고 위축되고 열정까지 식은 것은 아니다. 지금은 예전과 같은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벼농사가 아니다. 항공기를 이용해 씨앗을 뿌리고 콤바인으로 수확한다. 이러한 시대적 추세에 맞춰 기계화 모델을 개발하고 발전적 양상을 구현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먹골배와 관련한 일화가 하나 있다. 조선시대 단종을 강원도 영월까지 호송하던 금부도사 왕방연은 임무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와 관직을 그만 두고 중랑천 주변에 자리를 잡았다. 이때 그는 주변에 배나무를 키우기 시작하였다. 왕방연은 이름 봄 바람결 따라 채 녹지 않은 잔설처럼 흩날리는 배꽃에 단종의 넋이 들어 있다고 여기고 단종이 승하한 날이면 자신이 가꾼 배나무에서 수확한 배를 한 바구니 가득 담아 놓고 영월을 향해 절을 했다고 한다. 이런 스토리를 간직한 먹골배는 시범사업을 통해 높은 소득 작물이 됐다.

여기서 더 나아가 농촌현장의 애로기술 해결을 위해 고품질 품종육종과 기능성 식품 가공기술 연구결과로 실용화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의 성공적인 사업화는 많은 고객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종국적으로 새롭게 개발된 기술로 패키지화함으로써 시범사업이 돈이 되고 장기적인 투자 가치가 있음을 증명하게 될 것이다.

시범사업이란 특정한 사업을 계획적으로 실시해 관행사업과 비교해 모범이나 연구의 대상이 되는 사업을 말하며 2017년 시범사업 실시로 경제성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 생산유발효과는 1319억 원이고 고용유발 효과는 526명으로 많은 효과를 거두었다.

국가와 지자체는 시범사업을 발굴하고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왔다. 지자체에서 수행해 성공하고 있는 시범사업의 지역 사례를 보면 건식 쌀가루 전용 품종을 이용하여 빵을 만들고, 수입산 팥을 이용해 만드는 안흥찐빵의 팥을 대체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아라리 팥을 생산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쌀의 소비는 실로 엄청난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다. 지난 5000년 동안의 밥쌀용 및 기능성 특수미 생산시대를 거쳐 이제는 가공산업과 힐링체험 소재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쌀 뿐만 아니라 다이어트 식품 고구마, 오메가3 지방산이 들어있는 들깨, 고혈압과 뇌졸중 예방에 효과적인 감자 등에 대한 신기술을 농업경영체에 확산시켜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다가오는 미래는 농업과 농촌의 미래를 가꾸기 위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이 빠르게 적용될 것이다. 우리 모두는 그러한 첨단기술들을 통해 농업 전체를 전환시키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지속적으로 개발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나가고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호재보다는 악재가 많은 시기일수록 미래에 대한 대비를 충실히 해야 한다. 항상 새로운 상황에 맞도록 적시에 기술을 적용해 수행해야 소득을 높일 수 있는 것처럼 우리에게는 현재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바꾸기 위한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

정충섭/농진청 기술지원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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