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자비용만 6158억

지난 2012년 농협사업구조개편 이후 농협중앙회의 차입금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업구조개편에 필요한 부족자금을 정부가 현금과 현물로 출연하기로 했던 약속을 바꿔 이자지원으로 전환하고 농협 스스로 부족자금을 자체조달하면서 차입금이 발생, 상황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초 사업구조개편 당시 약속대로 정부가 사업구조개편에 필요했던 자금 출연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설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과 황주홍·김현권 위원, 심기준 기획재정위 위원, 정재호 정무위 위원, 윤소하 예결특위 위원, 이용득 환경노동위 위원의 주최로 최근 열린 ‘농협 사업구조개편 6년, 이대로 좋은가!’라는 제목의 토론회에서 우진하 금융노조 NH농협지부 위원장은 “농협사업구조개편 이전인 2011년 농협중앙회 차입금은 3조51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해 기준 20조8300억원으로 6배 가까이 늘었다”면서 “21조원가량의 빚으로 매년 이자비용만 6158억원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NH농협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농협중앙회를 비롯해 NH농협금융지주와 NH농협은행, NH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 등의 차입액은 각각 12조4100억원·3조6700억원·4조1500억원·5000억원·1000억원 등으로 총 20조8000억원에 달한다는 것.

올해 예정돼 있는 차입금 규모도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지주 및 NH농협은행이 각각 4500억원·4000억원·4500억원 등 총 1조3000억원 가량이나 된다는 것. 예정대로 차입이 이뤄질 경우 농협중앙회를 비롯한 산하지주 등의 차입금 규모는 22조원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관건은 사업수익을 높여 차입금을 갚거나 추가차입이 이뤄지지 않도록 할 수 있느냐는 점. 하지만 이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는 게 문제다. 21조원가량의 차입금이 이자만 연간 6158억원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고, 배당금까지 포함하면 연간 8500억원의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 위원장은 또 “사업구조개편 당시 2009년 맥킨지컨설팅그룹과 김&장 법룰사무소 및 삼일회계법인 등과 농협경제연구소가 공동작업한 ‘농협의 지속성장을 위한 경영전략’연구용역에서 사업구조개편을 할 경우 2017년 중앙회가 약 1조3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의 수익규모를 갖추게 된다는 허황된 추정을 하고, 개편을 하지 않을 경우 2012년 이전에 경영악화와 그에 따른 자본금 부족으로 인해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내놨다”면서 “하지만 사업구조개편 후 농협중앙회의 종합순익은 오히려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사업구조개편 전 6개년(2006~2011년) 간 평균 손익은 7305억원이었으나, 이후 6년(2012~2017년)간의 종합손익은 3457억원으로 떨어졌다. 특히 사업구조개편에 따른 차입금 규모가 증가하면서 이자비용은 늘어나고 있고, 배당금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사업구조개편 당시의 정부 약속대로 5조~6조원대의 출연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토론회를 주최한 설훈 위원장은 “21조원의 빚을 안고 농협이 건전하게 운용되기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면서 “문제를 파헤치고 해법을 모색할 시기이며, 어떻게 하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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