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과학원 ‘hCG’ 주입 실험
비투여군보다 수태율 16% 높아
프로게스테론 농도도 1.5배↑


국립축산과학원 연구 결과 태반 단백질계 호르몬을 활용하면 임신이 잘되지 않은 젖소의 수태율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축산과학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젖소의 한 해 평균 우유 생산량은 세계 3위 수준(305일 기준 1만334kg/마리)으로, 갈수록 능력이 좋아지고 있다. 그러나 우유 생산량 위주로 소를 선발하다 보니 유전적 번식 형질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축산과학원 연구진은 이 같은 낙농 농가의 번식 문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저수태소(정상적인 발정발현이 오는데도 임신이 되지 않는 소)’ 128마리를 대상으로 태반 단백질계 호르몬인 ‘에이치씨쥐(hCG)’의 수태율 증진 효과 확인 실험을 진행했다. hCG는 임신 초기 황체 수명을 연장하고, 자궁 내막 유지·발달에 필요한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기능이 있다. 젖소의 발정 주기는 21일로, 보통 2~3회 난포파(발정주기 당 난포의 배란과 폐쇄의 흐름) 가운데 1개 난포만이 배란되고 나머지는 없어지는데, 이때 hCG를 투여하면 난포가 없어지지 않고 배란된다. 결과적으로 황체는 하나 더 생기고 프로게스테론 농도는 높아져 임신이 잘 유지되는 것이다.

연구진은 소를 두 집단으로 나눠 67마리는 인공수정 후 5일째 hCG 1500IU를 근육주사로 투여했고, 나머지는 아무 처지도 하지 않았다. 이후 15일째 되는 날 프로게스테론 농도를 측정한 결과, hCG 투여 집단의 프로게스테론 농도는 투여하지 않은 집단보다 약 1.5배 높게 나타났다. 수태율 또한 hCG 투여 집단이 대조 집단보다 16% 정도 높은 것을 확인했다.

높아진 수태율을 경제성으로 분석하면 분만 간격을 16일 정도로 줄일 수 있어 마리 당 약 41만원의 소득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축산과학원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지환 축산과학원 낙농과 농업연구사는 “저수태우 발생 원인에는 사양관리, 면역력 감소, 유전적 요인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부분이 작용하기 때문에 호르몬 활용뿐 아니라 종합적인 사양 관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hCG를 처음부터 지속적으로 과하게 사용하면 두 번째 투여 시 체내 호르몬 내성이 생겨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연속적인 투여는 자제해야 한다”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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