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

▲ 4월 12일에 있었던 ‘제3회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 이날까지 세 차례에 걸친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마이크로바이옴이 식량안보와 환경보전 등을 담보하며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토양 1g당 미생물 10만~1000만종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통해
식물·땅 맞춤 미생물 생산 가능
작물 생육 촉진시켜 식량난 극복
친환경 방제·토양오염 해결 기대 


토양에는 1g당 미생물 10만~1000만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체내 미생물의 유전정보 집합체인 ‘마이크로바이옴’에 농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이 현대 의학의 난제를 풀어낼 열쇠로 내다보듯 토양과 식물의 미생물 군집 ‘토양·식물 마이크로바이옴’이 식량안보와 환경보전 등 지속가능한 농업의 새로운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최근 세 차례에 걸친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을 통해 이 같은 구상이 조금씩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광운대학교의 윤복근 마이크로바이옴센터장에 따르면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란 마이크로비오타(Bicrobiota)와 게놈(Genome)의 합성어로, 마이크로비오타는 인간의 몸에 서식하며 서로 유익을 주는 공생관계의 미생물이고, 이들 미생물의 유전정보 전체, 또는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 자체를 말한다. 윤 센터장은 “사람마다 각각 지문이 있고 그 지문이 다르듯이 각 사람마다 개인의 미생물 유전체도 다르고, 때문에 마이크로바이옴 정보도 다르다”며 “따라서 마이크로바이옴이 ‘현대인 질병극복의 대안’으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 이젠 마이크로바이옴이 토양, 환경, 동물, 식물 등에서도 활용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마이크로바이옴에 농업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 토양과 식물 등의 마이크로바이옴이 식량안보와 환경보전을 담보해 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해 국립생물자원관의 발표를 보면, 토양 1g당 미생물 10만~1000만종이 있는 것으로 예측되며, 국제 연구컨소시엄인 ‘지구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는 약 30만종의 미생물에 일종의 신분증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이들 미생물을 근간으로 한 토양 마이크로바이옴과 식물 마이크로바이옴이 작물과의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식량 안정성과 친환경 방제, 토양오염 해결 등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의 송재경 연구관은 세 번째 ‘마이크로바이오 산업화 포럼’(4월 18일)에서 “2050년이 되면 현재 생산되는 식량의 70%가 더 있어야 한다는 연구가 있다”면서 “현대 농업기술에 미생물을 접목한다면 식량위기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식물 마이크로바이옴은 식물의 내부, 주변, 뿌리에 존재하고, 이들은 작물과 상호작용을 하며 좋은 미생물을 불러들이거나 세균병과 곰팡이병을 치료하고, 항균성을 포함한 분비물을 내뿜는 등 다양한 작용을 한다”며 “그동안 인간이 원하는 미생물을 개발해왔다면 이제는 미생물의 조합을 통해 작물이 원하는 미생물을 만들고 이를 농가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제제화하는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윤 센터장은 같은 날 포럼에서 ‘미생물은 서식지 환경에 맞춰 자리잡고 작물 생육을 촉진시킨다’, ‘석유, 중금속, 농약 등에 오염된 토양복구에 미생물 상호작용을 이용하면 정화효율을 높일 수 있다’ 등을 식물 마이크로바이옴의 효과로 제시했다.

이제 걸음을 떼기 시작한 마이크로바이옴에 국회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 포럼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농업이 사양산업으로 치부되고 있는 현실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해 농업을 생명산업으로 이끌어간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먹고 살 거리가 생길 것”이라며 “마이크로바이옴의 취지를 정치권에서도 잘 살리고 신성장 동력으로서 입법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또 설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도 “미생물을 통한 농업이 성공하면 우리나라 농업이 네덜란드와 같은 선진국을 능가하는 농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회에서 관심을 갖고, 농식품부에서도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강기갑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수장을 맡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은 5월 16일 네 번째 회의를 열고 마이크로바이옴 논의를 심도있게 이어갈 계획이다. 강기갑 전 대표는 경남 사천에서 축산업에 종사하면서 ‘발효사료 급여’ 등 마이크로바이옴과의 연계를 시험해오고 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란? 
마이크로비오타(Bicrobiota)와 게놈(Genome)의 합성어로, 마이크로비오타는 인간의 몸에 서식하며 서로 유익을 주는 공생관계의 미생물이고, 이들 미생물의 유전정보 전체, 또는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 자체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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