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률 충남연구원 연구위원

금산군 ‘아토피 치유마을’ 지정 이후
5년간 젊은 도시인구 전입 활발
폐교위기 몰렸던 ‘상곡초’도 살아나


충남 금산군 군북면에 위치하고 있는 상곡초등학교는 약 10년 전부터 학생 수가 감소하기 시작하였고, 2010년경에는 학생수가 10여명으로 폐교 위기까지 직면하였다. 그러나 아토피 안심학교로 지정됨에 따라 폐교 위기의 학교에 오히려 학생 수가 증가하여 2018년 현재 47명에 6학급이 편성되어 운영 중이고, 유치원에는 14명이 다니고 있다. 상곡초등학교가 위치하고 있는 군북면은 산촌지역으로 일교차가 매우 심하고, 다른 지역에 비해서 기온이 낮은 특성을 갖고 있다. 그리고 주변의 산이 높아서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러한 특성은 아토피의 치유에 있어서 중요한 환경조건이다. 그 결과 상곡초등학교에는 다시 학생들이 모여들게 되었고, 농촌학교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금산군에는 상곡초등학교의 활성화를 위해서 지금까지 30채의 주택을 지어서 아토피 치유마을을 조성하였고, 향후 추가적으로 10채를 더 조성할 예정이다. 그리고 아토피 환우들을 위해서 친환경 급식을 하고 있고, 대전대 한방병원과 자매결연을 하여 학생진료를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학교의 실내 환경의 오염물질을 저감하기 위해 칠판을 없애고 흙벽돌로 내부시공을 하였으며 아토피 치유 화분을 교실에 배치하였다. 또한 아토피 환우들을 위해서 아토피 케어실을 만들고 피톤치드 발생기를 설치하여 안정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재능기부 등을 통해 음악치료 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상곡1리는 최근 5년간 약 70여명의 도시인구가 전입해 왔다 이처럼 젊은 도시인구의 전입으로 인해 마을인구가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마을발전을 위한 역량이 제고되고 있다. 상곡초등학교에서는 전입인구의 역량을 활용하여 방과 후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협동조합 창립을 준비 중에 있는데, 이 협동조합은 원주민들이 재배한 농산물을 직거래로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아토피 치유마을은 농촌지역에 도시민들이 이주해 오게 했다는 측면, 그리고 폐교에 직면하고 있는 농촌지역의 초등학교가 새롭게 활성화되었다는 측면에서 농촌활성화의 사례라 평가할 수 있다. 아토피 치유마을은 농촌자원의 상품화 및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것이 아니라, 농촌지역의 청정 환경을 활용하였다는 측면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우리가 지금까지 주목하지 못하였던 농촌의 환경적 가치를 통해 농촌활성화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각종 환경오염과 산업사회의 스트레스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향후 농촌의 환경적 가치가 새롭게 주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는 힐링으로 대표되는 현재의 트렌드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아직 금산군 군북면 상곡1리의 아토피 치유마을의 현재 모습을 성공적이라고 단정하기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청정한 농촌환경을 가지고 농촌활성화의 가능성을 제시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농촌활성화의 한 가지 대안으로 6차산업화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가공 중심의 6차산업화는 모든 농촌에서, 그리고 일반 농민들이 추진하기에 매우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농촌활성화의 방안은 농촌과 농업의 다원적 가치에 주목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앞으로 깨끗하고 쾌적한 농촌은 환경오염과 스트레스를 지친 도시민들의 새로운 안식처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인구감소와 FTA 확대로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의 농촌과 농업은 이주해 오고자 하는 도시민들에게 쾌적한 정주공간과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새로운 기능을 찾게 될 것이다. 아토피 치유마을의 사례는 청정한 농촌환경을 통해 농촌활성화를 할 수 있다는 새로운 모델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농촌활성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원주민과 이주민간의 다양한 소통구조가 전제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향후 농촌활성화의 정책내용은 농촌과 농업의 다원적 가치 제고에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고, 추진방법에서는 원주민과 이주민의 교류활성화를 강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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