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협정과 농업’ 토론회
중소농 사라지고 농가수익 감소
WTO, 식량주권과 양립 불가
전세계 농업인 국제연대 모색을


자유무역협정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소농을 황폐화 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9일 설훈 국회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 및 이개호·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황주홍·정인화 민주평화당 의원 등이 공동주최한 ‘자유무역협정과 농업’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이같이 주장했다.

‘농민들에게 자유무역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를 주제로 발표한 존 브래디 LVC 북아메리카 국제조정위원(캐나다)는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된 후 캐나다에서는 다섯 농장 중 한 농장이 사라졌다”면서 “중소 농장으로 가면 이러한 추세는 더욱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소농장은 거의 절반이 사라졌고, 1988년 기준 35세 이하 농민인구 수는 약 7만8000명 가량이었는데, 현재는 그 수가 1/3로 줄어들었다”면서 “자유무역협정 이후 캐나다의 농산물 수출액 증가보다 수입액 증가가 더 큰 상황이고, 농가수익도 사실상 1988년 이후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알베르 바하나 LVC 남동아프리카 국제조정위원(콩고민주공화국)도 “자유무역은 세계무역기구의 구성부분이며 농촌지역 소농 농업의 파괴자”라면서 콩고민주공화국의 광물채굴 문제를 사례를 들어 “광물의 채굴로 말미암아 해당 지역에서 광물채굴은 소농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상주의가 귀금속에 국부의 중대한 원천으로서의 우월성을 부여하는 원칙에 기반해 세워졌고, 중상주의 지지자들은 무역수지 흑자를 산출하도록 적절히 조작된 해외무역을 통해 국부를 증대시키는 경제개발을 옹호한다”면서 “자유무역과 중상주의는 전 세계의 소농 농업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알아스네 인차우스페 엘롤라 LVC 유럽국제조정위원(스페인)도 “WTO는 식량주권과 양립이 불가하다”면서 “WTO의 목적은 점진적으로 세계규모의 자유시장을 개설해 나가는 것이 목표인데, 이는 농산물을 다른 지역으로 아무런 장벽 없이 이동하고 생산비용이 적게 드는 곳에서 생산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결과 세계의 각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생산비용이 적게 드는 품목에 특화하게 됐고, 대규모의 기계를 이용해 곡물을 생산하는 유럽이나 미국의 생산자와 소량을 생산하는 아프리카 농민이 맞붙는다”면서 “농업시장은 농업생산의 논리를 존중하는 시장이어야 하며, 식량은 세계의 어떤 지역에서도 타협 불가능한 권리”라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설훈 위원장은 “농업은 식량을 생산하고 환경과 생태를 보호하며 전통문화를 보전하는 등 셀 수 없이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자유무역에 따른 농업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전 세계의 농업인들의 국제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세계 농민들이 연대해 농민의 권리를 신장하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유지 발전시키는 계기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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