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의 전주는 유독 추웠고 눈도 많았다. 수도관 동파와 빙판길이 그래서 더 신경이 쓰이던 게 엊그제인 것 같은데 벌써 청명이 지나고 곡우가 다가와서 봄이 훌쩍 지나간 것 같다. 올 해는 눈이 많이 와서 잡초발생량도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생잡초야 작물에 적합한 제초제를 시기에 맞게 사용하면 잡을 수 있기에 그리 걱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최근에 들어온 외래잡초는 생장속도도 빠르고, 어떤 제초제가 효과적인지, 또 우리나라 환경에서 그 제초제가 작물에는 안전한지 알려진 바가 거의 없기 때문에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물론, 외래잡초에 대한 연구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농촌진흥청은 약 10년 단위의 주기적인 농경지 잡초 조사를 통해 28과 166종의 외래잡초가 분포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으며, 그 확산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그리고 외래잡초이자 생태계교란종인 도깨비가지와 가시박, 그리고 단풍잎돼지풀과 같은 외래잡초에 대해 비선택성 제초제를 사용한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외래잡초이자 동계잡초인 개쑥갓은 최근 마늘이나 양파의 주산지인 신안·무안 및 창원 등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으나 방제법이 전혀 없었던 상황에서, 개쑥갓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주목할 만하다. 최적 조건에서 개쑥갓 식물체 하나당 약 1만∼1만5000개의 종자를 생산하며, 90% 이상의 발아율을 보여 개쑥갓의 빠른 확산의 원인 중에 하나로 지적되었다. 빛이 없는 조건에서는 거의 발아하지 않아 검정색 비닐 멀칭을 이용한 잡초방제 가능성을 보였고, 알라클로르유제, 리뉴론수화제, 리뉴론+티오벤카브유제, 에스메톨라클로르+티오벤카브유제와 같은 제초제를 처리하면 99% 이상 방제할 수 있는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농경지 내 외래잡초 166종 중 대다수의 잡초는 기초연구뿐만 아니라 방제연구 모두 매우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갑자기 문제가 될 경우 대책이 거의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농촌진흥청 작물보호과 잡초연구실에서는 밭 및 과수원을 포함하는 농경지에서 발생하는 외래잡초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외래잡초의 발아부터 생장 및 생식 특성을 밝히고 있는 동시에 제초제 사용을 포함한 효과적인 방제법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봄이 와도 잡초걱정을 하지 않을 날이 오길 바래본다. 

/이인용 농촌진흥청 작물보호과 연구관, 한국잡초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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