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추천위원회 구성 두고
구리시-시의회간 갈등
상임이사 임기도 이달 말 종료
시설현대화 등 업무 공백 불가피


관리공사와 시장 유통인들의 원활한 소통 속에 도매시장 최우수 기관 선정 및 시설현대화 사업 대상자 지정 등 순조롭게 운영되던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이 관리공사 수장 공백 속에 현안 사업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사실상 사장 대행이라고 할 수 있는 관리본부장(상임이사) 임기도 이달 말로 종료돼 혼란은 가중될 수 있다.

구리도매시장을 관리하는 구리농수산물공사는 김용호 전 사장의 임기가 끝난 지난달 31일 이후 사장이 공석인 상황이다. 구리시와 구리시의회 여당 의원 사이의 갈등이 사장 공석까지 초래한 것. 구리시에선 구리농수산물공사 사장 임명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 중 시의회 몫을 여당 의원들이 추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해당 의원들은 구리시가 공사 사장 임기 2개월 전에 구성되었어야할 임원 추천위원회의 구성 시기를 놓쳤다고 반박하고 있다.

구리시와 시의회의 갈등은 뒤로 하고, 당장 구리도매시장만 놓고 보면 시장을 관리하며 주요 현안 사업을 챙길 관리공사의 사장이 공석이 되면서 현안 사업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구리도매시장 내 구리농수산물공사는 도매시장 중 유일하게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농림축산식품부 선정 최우수 기관으로 뽑혔다. 도매법인과 합동으로 한 산지 홍보 활동, 영업 환경 개선, 꼭지 짧은 수박 유통 정책 적극 참여, 최소 출하단위 시범사업 확대 등의 운영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실제 이번 사장 선정 과정 속에 도매시장법인 대표들이 김용호 전 사장 재임 기간 변화상을 설명하며 김용호 전 사장 연임 지지성명도 발표하는 등 관리공사와 시장 주체 간 갈등이 비일비재한 타 시장과는 달리, 시장 내 소통이 돋보였다. 이런 주도적인 소통을 통한 사업들이 사장 공백 속에 올해엔 제대로 추진될 지 우려되고 있다.

구리도매시장 내 최대 현안사업인 시설현대화 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구리도매시장은 지난해 6월 농식품부로부터 시설현대화 사업 대상자로 선정됐다. 현재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관련 용역을 진행 중에 있고, 조만간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그려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결정권자인 사장의 공백은 시설현대화 사업 추진에도 먹구름을 끼게 할 수 있다.

특히 사장 대행이라고 할 수 있는 관리본부장(상임이사)도 4월말이면 임기가 끝나고, 상임이사 임명도 임원추천위원회를 거치게 돼 있어 다음 달부터 사장과 상임이사가 모두 부재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구리농수산물공사 조직은 네 개의 부서와 시설사업단, 유통연구소, 감사팀이 있고, 사장과 상임이사 이외엔 부서들을 총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가 없다. 사장과 상임이사 선임도 지방선거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아 빨라야 하반기에 임원진이 갖춰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리시 관계자는 “시설현대화 사업은 도매시장 당면과제로, 작년에 선정이 됐고 올해부터 구체적으로 진행하려고 했는데 이를 추진할 공사 임원진 공백으로 당장 구체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구리농수산물공사 관계자는 “전임 사장이 추진한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최대한 문제없이 사업을 진행하려한다”면서도 “다만 아무래도 사령탑이 없다 보니 어쩔 수없이 전체적인 업무 공백이 불가피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시장 내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한 도매법인 관계자는 “전임 사장은 하루에도 서너 번 시장을 돌며 소통하는 분이었는데 갑자기 대화할 상대가 사라지니 아쉬움이 크다”며 “책임자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가 있고 시장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하루 속히 사장과 상임이사 선임이 마무리돼 사업들이 정상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