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도, 신안, 영광 등에서 상경한 대파재배 농민들이 11일 서울 광화문 세종로 소공원에서 대파가격 정상화를 위한 대책마련 촉구 농민대회를 열었다. 김흥진 기자

전남 대파생산자위·전농 
광화문·가락시장으로 상경
대파가격 정상화 농민대회
수급대책 마련 촉구
“급증하는 수입산에 시장 붕괴”
라면·대형식품업체에 경고도


대파 재배 농민들이 대파를 들고 상경, 정부 수매 등 무너진 대파 가격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11일 전남지역 대파생산자위원회와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서울 광화문 세종로 소공원과 가락시장에서 ‘대파 가격 정상화를 위한 농민대회’를 연이어 진행했다. 이날 진도, 신안, 영광 등 전남권 대파 농민 120여명은 ‘대파 가격 정상화를 위한 대파 생산 농민들의 요구’를 통해 ‘아직 수확되지 않은 대파 잔량 350ha를 정부에서 전량 수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겨울대파 산지엔 진도 250ha, 신안 250ha, 영광 200ha 등 아직 수확되지 않은 대파 면적이 700ha에 이르고, 이 중 절반인 350ha의 수매를 농가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전량 수매 이외에도 △계약 기준단가 최소 3.3㎡당 1만원이 보장되는 대파 계약재배 50% 목표 수립 △생산비가 보장되는 계약 기준단가 제시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대회 현장엔 출하되지 못한 대파들이 수북이 쌓이며 대파 농가들이 현재 처한 어려움을 대변했다.

신안의 대파 농가인 김정원 씨는 “작업비도 못 건지는 대파 가격대가 형성돼 있어 농가들은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그럼에도 우리는 또 대파 파종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에선 속히 대파 수매 보장 등 대파 수급대책을 마련해 이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대파 재배 농민들은 그동안 무분별하게 들어왔던 수입산 대파에 대한 문제와 더불어 라면업체를 비롯한 대형 식품업체의 무자비한 수입산 건파 사용 등에 대한 경고도 날렸다. 현재 낮은 대파의 주원인이 수입 파에 있다는 것이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신선대파는 8383톤이 들어와 평년의 4231톤보다 두 배나 급증했다.

곽길성 전남지역 대파생산자위원회 위원장은 “대파 산지에선 대파 농사를 포기할 상황까지 왔다. 무엇보다 급격히 증가하는 수입산 파가 들어오고 있고, 라면 등 대형 식품업체에선 이런 수입 물량을 무차별적으로 쓰고 있다”며 “건파에 신선대파까지 들어오며 국내산 대파 시장을 무너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입 물량 문제를 비롯해 정부에선 대파 가격 정상화와 산업 지탱을 위한 대책을 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의 4월 대파 관측에 따르면 4월 대파 도매가격은 1kg 상품 기준 1710원이었던 평년과 1630원이었던 지난해 4월보다 낮은 1000원 내외의 시세가 전망된다. 지난해보다 1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 전남의 출하 대기 면적 증가가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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