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후지 평년값 못미칠 듯
수입 바나나·포도 전년비 증가
수입 체리 폭발적 증가
딸기·토마토 소비 위축 우려


저장량 증가 속에 배 시세가 바닥세를 이어가고 있고, 앞으로의 시세 전망도 좋지 못해 가공용 등으로 분산하고 소비 유도도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오고 있다. 수입과일의 경우 현지 작황에 따라 품목별 증감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수입 체리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봄철 국내산 과일·과채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지난 6일 ‘주요 과일 4월 출하 전망’을 발표했다. 과일 관측의 경우 5월 첫 관측 발표가 나오지만 본보와 과일 농가 등이 봄철 과일 정보 필요성을 제기<본보 3월 16일자 5면 참조>한 뒤 4월에 첫 과일 관측 결과가 발표됐다.

관측 결과 우선 배 시세가 크게 우려되고 있다. 가락시장에서의 3월 배(신고) 평균 도매가격은 15kg 상품에 2만4200원으로 전년 3월의 2만9400원과 평년 3월의 3만3700원보다 각각 18%, 28% 하락한 2만4000원에 그쳤다. 4월 이후에도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저장량 증가로 4월 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5% 많은 9000톤, 5월 이후 배 출하량도 전년 대비 20% 늘어난 1만8000톤 내외가 예상된다. 이에 4월 신고 배 평균 도매가격은 2만7000~3만원 선이 전망된다. 지난해 4월 배 도매가격은 3만5800원, 평년 4월엔 3만7100원이었다.

사과의 경우 4월 출하량이 3만4000톤 수준으로 지난해 4월의 3만4800톤, 평년 4월의 3만5900톤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5월 이후엔 지난해의 5만7400톤보다는 줄지만 평년의 4만8800톤보다는 크게 증가한 5만6000톤이 출하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4월 후지 평균 도매가격은 10kg 상품 기준 2만5200원이었던 지난해보다는 높고, 2만8700원이었던 평년보다는 낮은 2만5000~2만7000원 사이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과일은 주요 수입산지 작황에 따라 품목별 수입량이 크게 엇갈렸다. 3월 오렌지 수입량은 미국 캘리포니아 현지의 잦은 강우로 수확량이 줄어든 반면 오렌지 계절관세가 무관세로 전환돼 전년 대비 1% 증가했다. 3월 오렌지 평균 도매가격은 무관세 영향을 받아 18kg 상품 기준 4만2900원으로 전년 4만9800원 대비 14% 하락했다. 4월 오렌지 수입량은 주산지 생산량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고됐다.

가장 우려스러운 품목은 체리. 1~3월 체리 수입량은 칠레산 산지의 공급량 증가와 소비력 상승이 맞물려 전년 동기 884톤 대비 159% 증가한 2294톤이 들어왔다. 평년 기준 1~3월 체리 수입량은 184톤으로 올해 1~3월 체리 수입량이 평년보다 12배 넘게 들어왔다. 다만 4월 체리 수입 주산지는 미 캘리포니아로 이곳의 작황이 부진해 4월 수입량은 전년보다 감소가 전망됐다.

이외 4월 바나나는 전년 대비 다소 증가, 포도는 전년보다 많고 평년과 비슷한 수입량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또 키위는 전년 수준, 레몬과 자몽은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농경연은 4월 수입과일 물량 흐름을 추정했다.

과일업계에선 수입체리로 인해 딸기, 토마토 등 과채류 소비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과일의 경우 무엇보다 배의 분산, 소비 유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영신 가락시장 중앙청과 전무이사(과일본부장)는 “사과는 봄철 소비 마니아층이 있어 고품위 위주로 소비와 시세가 지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배의 경우 재고량도 많고 소비도 좋지 못해 시세 하락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저장성이 좋아 품질이 양호한 물량은 시장 출하를 유도하고 그렇지 못한 물량의 경우 가공용으로 돌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맞물려 미세먼지에 배즙이 좋다는 식의 가공용 홍보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수입과일과 관련해선 이 전무이사는 “체리 양이 급격히 증가해 무엇보다 딸기, 토마토 등 제철 과채류가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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