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가 '국민수확단'프로그램을 운영해 농촌 인력난 해소는 물론 일자리 제공과 농산물 홍보 효과를 거두고 있다.

감귤 따러 전국서 모인 ‘특급 도우미’

농가 대신 도가 수확 인력 모집
항공료·숙박비·교통비 등 지원
일력난 해소·일자리 창출 효과


제주지역 농촌 고령화가 매년 심화되면서 농업분야에서 일 할 사람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더욱이 수확기에 접어들면 농가들은 힘들게 농사를 지은 농작물을 수확하기 사방팔방으로 수확인력 구하기에 나서지만 언제나 결과는 허탕, 인건비에 여러 가지를 얹혀 줘야만 간신히 수확인력을 구할 수 있는 것이 지금 제주 농업·농촌의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감귤 수확 지원을 위해 ‘국민수확단’을 운영, 농가들의 호평을 받음은 물론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인식돼 ‘일석이조’의 농업정책으로 평가 받고 있다.

호남지방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6 제주지역 고령자의 삶’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제주지역 65세 인구는 전체인구의 14.1%를 차지해 2040년에는 고령자 비중이 32.6%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제주 농업분야의 고령화율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제주지역 농가부채 증가요인 및 리스크 점검’ 보고서 중 제주지역 농가 경영주의 고령화율은 2016년 말 기준 46.3%로 2013년 대비 8.1% 증가하는 등 제주 농촌의 고령화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더욱이 각종 개발 사업으로 제주 건설 경기가 호황을 이루면서 농촌지역 농업 인력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져 인건비에 추가 비용을 지급하지 않으면 인력을 구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면서 제주 농가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이에 도는 지난해 추경을 통해 1억5000만원의 예산을 확보, 농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전국에서 최초로 ‘국민수확단’ 운영에 나섰다.

도는 지난해 10월25일부터 12월20일까지 감귤농장과 선과장을 중심으로 감귤 수확 인력 중개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도와 서귀포시 등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및 시니어단체, 강원도 태백시 등과 농번기 인력지원 공동협력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특히 도에서 항공료, 숙박비, 교통비, 보험료 등을 지원, 단기취업과 관광에 대한 이점이 생기면서 국민수확단 인력모집 신청접수 10여일 만에 연인원 600여명이 몰리는 등 육지부 인력의 참여가 높았다.

그 결과, 당초 수확 인력 모집 목표인 연인원 1만5000명을 넘어선 연인원 1만6320명이 모집돼 이 중 도외 인력 8190명과 도내 인력 2800명 등 총 1만990명을 감귤 주산지인 서귀포지역 남원·위미·효돈·중문·표선 등 90농가에 중계해 감귤 수확 인력난 문제를 해소했다.

당시 인력 지원을 받은 서귀포시 남원읍 한 감귤농가는 “지원 인력이 숙련되지 않은 점도 있지만 수확이 급한 상황에서 다소나마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며 “이 사업이 잘 정착되면 수확철 마다 반복되는 인력난 해소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성찬 도 농업경영담당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국민수확단을 운영해 농가들로부터 인력난 해소와 관련해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고 얘기했다.

문 농업경영담당은 “국민수확단 사업 진행과정에서 농가에서 숙련자를 찾는 반면, 참여인력은 농촌체험으로 인식하는 부분이 있어 수요농가와 중개인력간 다소 기대치가 달라 불만이 발생하기도 했다”며 “향후 인력모집 시 농업인 및 농작업 경험자를 선별 모집하고 사전 농작업 교육을 진행해 초기 발생 문제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민수확단 운영을 통해 제주 농촌지역 일손 부족 문제 해결은 물론, 전국 유휴인력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제주감귤 홍보 효과까지 거둔 것으로 높게 평가되면서 제1회 대한민국 지방정부 일자리 정책 박람회에서 도가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 같은 국민수확단의 효과로 올해에는 제주 농촌지역 인력난 해결을 위한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도는 5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항공료, 교통비, 보험료, 숙박비 등을 지원해 연인원 2만5000여명의 인력을 모집, 5~6월 마늘·양파 수확, 10~2월 감귤·월동채소 수확에 인력을 중개하는 등 올해부터 국민수확단을 연중 운영할 방침이다.

또한 지난해 11월 제정·시행된 ‘제주특별자치도 농어업인력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농어촌인력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농어업인력지원센터를 설치해 권역별 균형발전 시범사업으로 민간위탁 운영 방식으로 국민수확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한종 한농연제주도연합회장은 “고령화와 제주 미풍양속인 수눌음 약화로 수확철마다 농가들은 인력난에 한 숨만 가득했으나 국민수확단 운영으로 인력난을 다소나마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국민수확단에 대한 농가 호응은 높은 상황”이라며 “다만,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농가와 참여자의 인식차에 대한 개선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부터 국민수확단을 밭작물까지 확대해 연중 운영한다는 계획은 긍정적”이라며 “수확철마다 인력난에 허덕이는 제주농가를 위해 항구적인 인력난 해소책이 시급하다는 인식하에 국민수확단을 확대·발전 시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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