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장성군이 시행 중인 ‘효도권’과 ‘토방 낮추기’ 등이 관내 노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어르신들 목욕·이용비 매달 쏩니다"

‘효도권’ 작년 1182명에 제공
노후 주택 토방엔 계단 설치
‘공공실버주택’도 준공 앞둬


최근 농촌지역의 초고령화 진입추세가 가속화되면서 ‘은빛’으로 표현되는 노인들의 복지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산업화와 도시화 등으로 가족의 노인부양기능이 약화되면서 이를 대신할 제도들이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전남 장성군의 ‘효도권’과 ‘토방 낮추기’ 등 이색 실버복지 시책은 사회적 변화를 끌어안고 실버복지 수준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이재명 성남시장이 자신의 SNS에 “장성군의 효도권이 전국에 확대돼야 한다”고 언급할 정도로 군의 실버복지 시책은 타 자치단체의 모범이 되고 있다.

효도권은 관내 목욕 및 이미용 업소에서 이용 가능하며, 매달 3장씩 총 14만4000만원이 65세 이상 지역 노인들에게 지급되고 있다.

“겁나 좋지라. 돈 애낄 심산에 목욕도 제대로 못가는 노인들이 많은데 이제는 마음껏 목욕도 다니고 머리도 이삐게 단장할 수 있게 군에서 지원을 해준당께요.”

장성군 삼서면의 반강진(76세)씨는 효도권이 지역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이 같이 설명했다.

이처럼 ‘효도권’은 지난해 이용자 총 1182명을 대상으로 벌인 군의 설문조사에서 만점에 가까운 98.9%의 만족도를 보였다. 군에서도 이용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내년부터는 1인당 연간 지원액을 3만6000원 증가한 18만원으로 확대했다. ‘효도권 모니터단’ 등 효도권이 정말 필요한 이들에게 효율적으로 지원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정책도 펼치고 있다.

군은 또 노후 주택에 거주하는 지역 노인들이 토방에 오르내릴 때 큰 불편을 겪는다는 점을 착안해 토방에 계단을 설치해주는 토방 낮추기 사업을 전국 최초로 실시했다. 토방 낮추기 사업도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삶 속에 실질적인 수요를 충족시켜준 세심한 복지서비스라는 점에서 수혜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당초 관절염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지역 노인들을 위해 마련한 사업이었지만 호응이 높자 군은 대상을 장애인까지 포함키로 하고 사업 확대를 결정했다.

여기에 어르신들이 노년을 더욱 평안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실버복지 시설 집적화를 위한 사업도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초고령자를 위해 주거·복지·의료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광주·전남지역 최초의 '현대식 공공실버주택'이 오는 9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군은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주거·복지·건강·경제활동 관련 시설을 한 데 모은 현대식 복합 노인 주거시설이 준공되면 '실버복지 클러스터' 구축을 통한 노인복지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성군 관계자는 “노년층을 배려하는 우리 군의 수요 맞춤형 정책이 사회적 활동에서 은퇴한 황혼기 노년층의 정신·육체적 기능을 향상·유지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노후 불안 없는 든든한 사회 안전망을 완벽하게 갖춰 건전한 노인문화를 형성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장성=최상기·김종은 기자 chois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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