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본주의가 세상을 살린다.” 그는 ‘농본주의’를 화두로 꺼냈다. 그가 말하는 ‘농본주의’는 관념이나 이데올로기가 아니다. 농경사회로 돌아가자는 회귀 본능도 아니다. ‘지속 불가능성’이라는 근본적 결함을 안고 있는 서구식 근대문명의 대안으로서 ‘농본주의’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선 생태학적인 ‘순환’ 개념이 핵심인데, 이는 동아시아 특유의 친환경적 농사원리를 되살리고, 농민과 농촌을 살려냄으로써 가능하다는 인식이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결국 농업을 살려야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단언한다. 그의 메시지는 오늘날 한국 사회와 농업·농촌 전반이 ‘성장’, ‘소득’, ‘규모’ 등의 양적 가치를 맹목적으로 좇고 있는 세태에 경종을 울린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을 만났다.

-일시 2018년 4월 3일 오후 3시
-장소 서울 종로구 와룡동 녹색평론사
-대담 이상길 논설위원


화석연료 기반 경제성장만 좇다
기후변화·생태 위기 초래
서구식 근대 문명 ‘지속불가능’
‘탈성장운동’ 주목할 때

‘똥이 밥이 되고 밥이 똥이 되는’
동아시아 농업 특성 주목
생태적 ‘순환’ 개념 회복해야
근본 해법은 ‘농민기본소득’


이상길(이하 이)=2008년 4월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님과 선생님과의 대담이 본지에 실린 이후 10년만입니다. 당시는 이명박 정부 들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직후라 대담 곳곳에서도 걱정의 목소리가 가득 차 있었어요. 최근 10년 전과 똑같은 통상교섭본부장이 재임명되고 한미FTA 개정협상이 타결됐는데, 그동안 한국 사회가 어떻게 변한 것 같습니까.

김종철(이하 김)=10년 전보다 지금 상황이 더 안 좋아졌어요. FTA는 물론 농업에 대한 관심이 더 없어졌습니다. 그동안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국가를 사유화하려는 상황에서 권력의 전횡에 대한 비판과 감시가 가장 다급한 과제였고, 이후엔 민주주의 질서 회복에 초점이 모아졌죠. 시민단체나 지식인들 역시 생태 문제, 환경 문제, 농업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겨를이 없었던 것 같고요. 녹색평론도 그동안 민주주의를 얘기하느라 겨를이 없었습니다.

이=지금 집권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파워엘리트’들도 농업에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다른 분야는 적폐청산 등을 하고 있고, 외교에서도 일정 성과가 나오고 있는데 유독 농업에 대해선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김=경제특보도 그렇고, 일반 경제 속에서 농업경제를 생각하는 사람이 필요한데, 이 부분에 대해선 현 정부도 문외한인 것 같고, 관심도 없는 것 같아 걱정이에요. 언론을 통해 이런 문제에 대해 발언하는 사람도 없고요. 녹색평론이나 한국농어민신문 같은 매체는 일반 사람들이 잘 보지도 않고, 농업 인구가 줄어 표가 안 되다보니 농업·농촌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도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 외국은 일본을 포함해 중국도 생태문명 얘기를 많이 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우리나라는 시간이 갈수록 더 둔감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김종철 발행인은 갈수록 사회 전반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기후변화 현상은 서구 근대문명의 ‘지속 불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화석원료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성장 체제를 극복해야 하고, 그 대안은 결국 순환을 고리로 하고 있는 농사, 농업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생님께서는 최근 발간된 녹색평론에서 ‘지속 불가능한’ 서구식 근대문명의 대안으로 동아시아의 친환경 농사 원리와 농본주의를 말씀하셨습니다.  

김=현재 기후변화는 어느 정도 상식이 됐습니다. 미세먼지만 해도 굉장히 역설적이죠. 제가 이런 얘기를 종종 하는데, 우리가 생활을 하려면 공장이 돌아가야 되고, 그러면 화석 연료를 사용해야 하니까 생명이 죽어야 될 상황이에요. 이런 근본적인 모순 속에 살고 있습니다. 미세먼지가 당장은 괴롭지만, 저는 이게 하나의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기후 변화에 대해 많이 얘기해도 사람들이 몸으로 체감을 못해요. 근데 미세먼지는 당장 괴롭잖아요. 결국 이제 화석원료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성장 체제를 우리가 극복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얘기를 해야 합니다. 그러면 어디로 돌아갈 것이냐는 물음이 따르고, 그러면 농사의 중요성이 저절로 부각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은 농업을 살려야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어요. 왜 이런 얘기를 하냐면, 일본을 포함해 중국도 마찬가지고, 서양에선 기후변화에 대해 다급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김종철 발행인은 서양에서 새로운 문명에 대한 대안운동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탈성장운동’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김=굳이 역사를 따진다면 20년도 더 되지만, 서양은 ‘탈성장운동’이 활발합니다. 원래는 ‘디크라상스(decroissance)’라고 프랑스 사람들이 만든 개념인데, 영어로 ‘디그로스(degrowth)’라고 합니다. 디그로스는 ‘포스트(post)그로스’와 뜻이 조금 달라요. 포스트그로스는 성장 시대가 지나가고 포스트 성장시대라는 얘기인데, 디그로스는 그동안의 근대 문명을 추동해 왔던 성장이라는 논리와 관계없는 안정된 경제, 성장하지 않는 경제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미로 많이 씁니다. 하지만 서양 사람들도 경제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얘기만 많이 할 뿐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고 있어요. 서양 사람들의 한계가 뭐냐면, 경제생활 방식은 본질적으로 순환을 해야 합니다. 똥이 밥이 되고 밥이 똥이 되는, 이런 식으로 말이에요. 외형적으론 죽는 것 같지만, 결국 새로운 생명을 여는 새로운 씨앗이 되는거죠. 이런 데 대해서는 아무래도 서양 사람들이 우리보다 개념이 약해요. 디그로스라는 말보다 더 확실한 것은 ‘순환’이라는 말을 써야 합니다. 순환에 대한 개념이 서양 사람들에겐 없는 겁니다. 아무리 줄여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간다면 장기적으로 지속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순환을 한다고 하면 가능하죠.

그러면서 김 발행인은 1911년에 발간된 ‘4000년의 농부들, 중국·한국·일본의 영원한 농업’이라는 책을 소개했다.

김=이 책은 미국 농무성(USDA) 토양관리국장을 지낸 ‘프랭클린 H. 킹’이 조선, 일본, 중국, 만주를 둘러보고 쓴 얘기입니다. 거기 보면 이 사람이 깜짝 놀라는 것이 토양에 대한 부분입니다. 서양 농사는 기본적으로 토양의 지속성이 없어요. 19세기부터 농학자들이 염려했던 것이 바로 이것이죠. 땅으로부터 빼앗기만 하지, 새로운 양분을 채워 넣는 방법을 몰랐던 거에요. ‘프랭클린 H. 킹’은 이래서는 지속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에 동아시아에 일부러 온 것이에요. 이 사람이 놀랐던 것이 4000년이 지나도 동아시아 논농사는 토양 훼손이 안 됐다는 것입니다. 물이 고여 있으니 우선 침식이 안 되고, 여기에 퇴비를 줍니다. 퇴비 개념은 서양에도 있었지만, 인분을 쓴다는 것은 서양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한 것이에요. 이 사람이 이 비밀을 발견한 것입니다. ‘인분을 논밭으로 돌리니 생태계도 깨끗하고 논도 영속적인 농업이 가능하구나’ 깨닫고 책을 쓴 거예요. 저는 이 책을 동아시아 지식인들이 널리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100년 전의 책이지만, 우리가 사실 절박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메시지입니다.

김 발행인은 녹색평론 3~4월호 서문에서 “서구식 근대문명은 ‘지속 불가능성’이라는 근본적 결함을 내포한 문명”이라고 정의하면서, “결국 물질의 막힘없는 순환을 근본 토대로 하는 동아시아 특유의 친환경적 농사 원리를 적극 되살리고 농민과 농촌을 다시 소생시키는 길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요즘 우리나라 TV를 보면 하루 종일 요리 프로그램이 인기죠. 해외여행도 요리에 관련된 프로그램이 많아요. 하지만 아무리 봐도 요리의 재료가 되는 물건이 어디서 나오는지 관련해 농사 얘기를 하는 프로그램은 하나도 없어요. 그것만 봐도 순환 개념과 맞지 않는 것이에요. 요리의 근원이 되는 재료는 무엇이고, 그 재료의 바탕은 무엇이고, 이런 식으로 가면 생각도 순환적으로 가서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것들이 많을 텐데, 지금 도처에 사람들의 생각이 일직선, 단편적으로 돼 있습니다.

그는 생명역동농업을 만든 독일의 사상가 ‘루돌프 슈타이너’의 입을 빌어 먹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지력이 약한 박토에서 나온 채소와 곡식하고 땅이 기름진 곳에서 나온 곡식과 채소하고는 실험실에서 영양소를 비교 분석하면 똑같이 나올지 모르지만, ‘바이탈리티(vitality)’, 즉 생명력이 전혀 달라요. 생명력이라는 개념은 서양 과학에는 없는 것이죠. 예로부터 동양사상에서는 ‘기’라고 표현해 왔어요. 생명역동농업을 만든 독일의 사상가 ‘루돌프 슈타이너’ 같은 현자는 이런 얘기를 해요. 그의 제자들이 옛날에는 수행을 하면 진리를 깨닫는 현자들이 많이 나타나는데 현대에 올수록 그런 사람이 드문 이유를 물었다는군요. 제자들은 철학적인 대답을 기대했는데, 그의 대답은 ‘먹는 것 때문에 그렇다’고 간단히 얘기했어요. 현대인은 워낙 먹는 것이 부실하기 때문에, 생명력이 없는 것을 먹기 때문에 몸의 에너지가 마음의 에너지, 정신의 에너지로 변환하고, 수행에 필요한 깨닫는 에너지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것들이 없다는 것이에요. 지금 우리나라와 온 세계적으로 사람들이 정신이 박약하고 생각들이 좁고 천박한 게 결국은 몸이 충실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고, 몸이 충실하지 못하다는 것은 먹는 게 부실해서 그런 것이라는 겁니다.

김 발행인은 동아시아 특유의 지속가능한 농업을 살리기 위해선 ‘소농’과 ‘순환의 개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의 경우 고령농 위주의 농촌에 젊은이들이 유입해 자급할 수 있도록 정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것이 농민 기본소득이다.

이=우리의 경우 소농의 대부분은 고령농입니다. 농촌에는 70대 이상이 많은 현실인데, 구조적 관점에서 보면 문제가 큰데요.

김=젊은 사람들이 농촌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일자리 만들기, 최저임금 인상 등 얘기를 하는데, 농촌을 살릴 수 있는 합리적이고 어떤 점에서 가장 쉬운 방안이 농민 기본소득이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소농을 살리는 데 돈이 안 들어가지 않았나요. 조건 없이 자급할 수 있는 단위 또는 규모를 갖고 있는 이들에게 기본 소득을 주자는 거죠. 그러면 농촌과 그 인근 읍면이 살고, 소상공인도 살아나고, 정미소와 대장간도 살아나고, 작은 신문사, 출판사, 학교가 살아날 수 있어요. 농민 기본소득을 실시하면 농민들도 자급 중심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고, 농민 스스로 협동조합도 만들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농촌, 농업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도 줄 수 있고요.

김=‘우네 유타카’라는 일본의 농본주의를 대표하는 이가 쓴 책에는 그가 독일에 갔던 얘기가 있어요. 거기서 사과 유기농 농가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곳에서 직거래로 사과를 구입하는 도시 소비자들과 얘기를 나눴어요. 그 사람들이 유기농 과수원에 와서 사는 이유가 단지 건강한 사과를 먹기 위해서가 아니었어요. 그것은 부차적인 이유라는 것이에요. 농사를 짓는 농민들 때문에 독일의 시골 경관이 유지되고 있다는 겁니다. 생물적으로 살아있는 경관, 잠자리, 벌, 냇물 등이 유지되고 있고 이 경관을 지키는 사람들이 바로 농민들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거죠. 독일은 이런 인식을 갖고 있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죠.

그는 나아가 규모와 소득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농업 세태를 조장하는 지식인, 교육, 제도 등도 바꿔나가야 한다고 일갈했다.

김=우리 농업이 잘 되려고 하면 지금의 농과대학도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쓰노 유킨도’라는 일본 농과대학 교수가 쓴 ‘소농-지구를 누가 지켜왔는가’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에서 농과대가 문제라는 얘기를 많이 해요. 농과대 자체가 순환의 개념을 학생들에게 가르치지 않는다는 겁니다. 소득만, 당장의 소득만 생각해요. 지속 가능한 소득도 아니고 말이에요. 그러니까 대농을 해야 되고 경지면적을 넓혀야 한다고 몇 십 년 동안 똑같이 불가능한 소리를 하고 있어요.

이=개헌 논의 과정에서 경자유전 원칙은 유지되는 방향이고, 소작 금지는 일부러 없앨 필요가 없다는 것이 농업계의 주류였습니다. 경자유전 원칙에 대해 낡은 소리라는 진보 학자들의 목소리도 있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김=좌익 지식인들이 막시즘 영향을 받아서 농촌을 기본적으로 등한시하는 게 있어요. 하지만 막스 자신은 생각이 달랐습니다. ‘메타볼릭 리프트(metabolic rift, 신진대사적 균열)’라는 얘기를 썼는데, 이 말은 물질 대사에 균열이 생기면 연결이 안 되기 때문에 이것이 문제이고, 이로 인해 토지가 척박해진다는 것이에요. 이를 극복해야 지속 가능한 농사가 된다는 말까지 자본론에서 얘기하고 있어요. 문제는 막스가 그렇게만 얘기하고, 자기 이론을 더 전개하지 않았다는 것에요. 그때는 시대적 조건이 있으니까 농촌 보호보다도 자본주의를 극복한다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막스의 정신을 잇는 사람이라면 그 점에 착안해서 지금 농촌의 중요성을 얘기해야 합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유연하게 막스의 정신을 살려야 되는데, 막스가 말한 액면 그대로의 문자 가지고 그대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소위 막스를 공부했다고 하는 진보적인 지식인들이 농업에 관심이 없어요.

김=동아시아 조건은 미국과 전혀 다릅니다. 미국은 남의 땅을 빼앗아 거대한 농장을 구축했어요. 중국의 정치경제학자인 ‘원테쥔’ 교수가 얘기하는 것이 그런 지점입니다. 동아시아는 어디까지나 소농 중심이에요. 우리가 식민지가 있나, 농경지를 거대하게 하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요. 경자유전 원칙을 낡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농토 없는 농사도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요새 식물공장 같은 게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방치하면 그런 식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이=앞으로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 걸까요.

김=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농사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득만 얘기를 하고 있어요. 인간이 가장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농사와 결부시켜서 얘기해야 합니다. 아무리 물질적으로 풍부한 생활을 한다고 해도 인간이 땅에 뿌리를 박고 대지와 천지가 결합해서, 노동을 통해 자기가 생산한 음식을 먹고 이것을 자손에게 물려주는 전통을 끊임없이 이어 오는 동안에 생긴 인간성, 그 인간성에 가장 맞는 생활이 농사라는 것 말이에요. 결국 순환이라는 개념이 ‘키’(key)에요. 그 개념을 우리가 회복시켜야 합니다. 생로병사, 이 과정 전체가 하나의 순환적인 삶이에요.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이 생로병사 중 가치 있는 것은 ‘생’밖에 없습니다. 병원에선 죽음이라는 것이 자연스러운 삶의 현상이 아니라 의료의 실패인 것이고요. 근데 농민들은 본능적으로 이 이치를 알고 있습니다. 옛날부터 죽기 싫어 발버둥을 친 농민들은 없었어요. 요즘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오래 살려고만 하고, 돈 없는 것에 서러워하고, 남 욕만 하고, 지혜로운 얼굴 표정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것이 우리가 흙과 땅으로부터 너무 오래 떠나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얘기하는 것이 농본주의입니다. 농본주의는 우리 삶의 올바른 가치를 다시 회복하자는 것입니다.

이=사회학자인 김종덕 경남대 교수(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회장)는 현대인들이 안 좋은 음식들을 자꾸 먹어 아프게 되면서 생명비용을 지출한다고 말합니다. 제철 농산물, 로컬푸드 등 제대로 된 음식들을 섭취하면 나아질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얘기죠.

김=로컬푸드 운동은 도시에서 할 수 있는 중요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농사를 짓는 환경을 북돋아주는 것이니까요. 지금 농민들의 힘으로만은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생활협동조합(생협)이나 한살림 등 도시민들이 결합해야 합니다. 그런데 생협은 당초 취지와 달리 기구가 너무 커져버렸어요. 서울에 본부를 두고 모든 집산물을 모아 지방으로 내보내는 시스템인데, 원래 취지는 서울이 전국을 통합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지역별로 운영돼야 그게 로컬푸드가 되지요.

이=끝으로 농민과 국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도시인들은 농민을 살리는 데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생협에 참여했으면 좋겠고, 생협도 잘해야 합니다. 농민들은 생명창고를 쥐고 있다는 자부심과 용기를 가지고 희망을 버리지 말고 농촌을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젊은이들은 농촌으로 들어가서 자기 생활 개척하는 데 관심을 좀 갖고, 거기에 대한 공부도 열심히 해 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부는 새로운 농정에 대해 생각할 줄 아는 사람들이 입각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대로 가면 아무런 희망이 없습니다.

정리=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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