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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소농이 되기 위한 조건
   

위태석 농촌진흥청 농산업경영과

소농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 숙지
창의적 아이디어·기술력 발휘를
타깃 고객별 맞춤형 정보 제공도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다양한 국가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경쟁국에 비해 구조적으로 농가규모가 영세하다는 특징을 가진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도 연간 판매금액이 3000만원 미만인 농가가 81.1%를 차지하며, 연간 판매금액이 1억원 이상인 농가의 비율은 불과 2.2%에 지나지 않는다. 경지면적도 1.5ha 미만이 80.2%를 차지하고, 5ha 이상인 농가의 비율은 불과 3.4%에 지나지 않는다.

통상적으로 영농규모가 영세한 농가가 대규모 농가에 대항하여 동일한 경쟁방법을 취한다면 살아남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영세한 규모에서 출발해 규모를 확대하여 경쟁력을 확보해 가는 농가도 존재하고, 한편으로는 여전히 소규모 가족농을 유지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하는 농가도 존재한다. 이러한 소규모 농가가 건재함을 과시하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작목 선택의 차이에도 있을 수 있고, 재배기술의 차이, 지리적 차이 등에 기반한 다양한 곳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명확한 것은 소규모 농가가 도태되어 가는 것은 농가 자신의 경영능력의 문제이지 규모가 작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바꾸어 말하면 작은 농가만이 가지는 장점을 몰랐기 때문에, 소규모 농가만의 경쟁방식을 몰랐기 때문인 것이다.

결국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 속에서 소규모 농가가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농가가 가지는 약점과 소농이 직면하는 위기를 강점과 기회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처럼 소규모 농가가 가지는 강점은 생산자의 개성, 차별화, 친근감, 유연성, 매일 매일 새로워 질 수 있는 속도감 등을 들 수 있다.

대규모 농가는 시장의 대다수가 필요로 하는 보편적인 품질과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한다. 대량생산·대량판매를 위해서는 그것을 구매해 주는 구매자가 많아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규모 농가는 대다수가 필요로 하는 품질로 승부하려고 하면, 가격경쟁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에 도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소규모 농가는 저가격 경쟁이 될 만한 제품(Product), 가격(Price), 판매경로(Place), 판매촉진(Promotion)을 피해야 한다. 오히려 소수가 필요로 하는 특수한 품질과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오늘날 국민소득의 향상과 더불어 소비가 다양화되면서 틈새시장은 더욱 더 다양해지고 있다. 그만큼 소규모 농가가 대응해야 할 틈새시장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을 세분화(Segmentation)하고 그러한 시장에서 자신이 공략할 목표시장을 설정(Targeting)하고, 각 목표시장에서 일등하기 위한 전략을 설정(Positioning)하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이러한 STP전략을 추진하는 주체의 규모와 역량 등에 따라 그 정도는 차이가 클 수 있지만, 기본적인 생각의 방법에는 차이가 없다. 시장을 이해하는데 좀 더 많은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

과거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수요량을 공급량이 따라가지 못하던 시절에는 만들기만 하면 팔리던 시대였다. 그 시대에는 수량성을 높이기 위한 농가의 기술력과 근면 성실함이 성공하는 농가가 되기 위한 조건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공급이 수요량을 초과하는 현재에는 구매자가 원하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이 잘 팔리는 농산물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 된다. 시장이 원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은 채 근면성실함 만으로 농식품 생산에 전념했을 때 쌓이는 것은 빛뿐인 경우가 많다.

이처럼 “품질만 좋으면 반드시 팔린다”는 것은 대단히 생산자적인 관점의 생각이다. 왜냐하면 공급이 넘쳐나는 현재는 구매자가 선호하는 품질요소가 제각각 달라 품질을 특정하기 곤란하기 때문이다. 어떤 구매자는 외관이나 맛과 같은 품질을 중시하는 반면, 어떤 구매자는 사용한 농자재나 재배방법과 같은 안전성과 관련된 요소를 중시하며, 또 어떤 소비자는 유통방법이나 유통경로의 차이를 통해 구현되는 선도를 중시하는 등 대단히 다양하다. 이러한 품질은 농식품 그 자체의 품질만이 아니라, 해당 농식품이 생산·유통되는 환경과 그것과 관련되는 다양한 요인이 관련성을 가진다.

이처럼 구매자가 중시하는 품질이 다양화되어 가면 갈수록 “좋은 품질”의 기준이 달라진다. 따라서 틈새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특정 구매자가 선호하는 어떤 요소를 품질로써 관리할 수 있는 능력과 이것을 특정 구매자에게 전달하는 농가자신의 정보발신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구매자 별로 선호하는 “품질”이 달라진다는 것을 고려하면, 소비자에 대해 해당 농식품의 “품질이 좋다는 것을 어필하는 내용”도 당연히 달라져야 한다. 우선 자신이 생산한 농식품의 품질요소를 선호하는 소수의 구매자를 대상으로 “품질이 좋다는 점”을 어필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가령 안전·안심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는 안전함을 어필할 수 정보가 제공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해당 농식품이 생산되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의 다양한 정보를 기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반해 맛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는 맛을 어필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하며, 그러한 방법으로 시식이라는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안전·안심은 시식이라는 방법으로 그 “품질 수준”을 확인하기 곤란하고, 반대로 맛이 좋다는 것은 기록으로 그 “품질 수준”을 확인하기 곤란하다. 따라서 강조하려는 품질에 따라 제공되어야 하는 정보의 내용은 당연히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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