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밭농업 경쟁력 제고 방안’
저장성 높은 품종 생산 전환
안동-콩, 창녕-양파 등과 같이
지역특성 반영 차별화 바람직
외국인 계절 임시고용제 도입을


온라인 구매 활성화에 맞춰 저장성이 높은 품종을 생산하고,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유통 시스템이 구축돼야 하는 등 밭작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소비자의 선호와 구매 패턴을 반영해 생산·유통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장 밀착 연구 중심의 R&D 조직 개편 등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 방안 필요성도 제시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채광석 연구위원팀은 지난달 29일 지난 3년간 추진한  ‘시장 개방 확대에 대응한 밭농업 경쟁력 제고 방안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이 같이 제언했다.

▲소비자 선호에 따른 유통 시스템 지향=농경연은 다음소프트에서 제공하는 빅데이터 분석 툴인 소셜메트릭스를 활용해 주요 밭작물의 소비자 선호에 대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자료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인터넷상에서 검색된 키워드의 빈도수는 맛이나 조리법, 효능 등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소비자는 개인의 기호 및 원하는 조리 방식에 따라 같은 품목이라도 다양한 맛, 크기, 모양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소비자 선호에 따른 소비자 지향형의 농산물 생산·유통·판매가 전국에서 다양하게 실험되고 있고, 그 대표적인 사례가 대추방울토마토다. 온라인 구매가 활성화됨에 따라 저장성이 높은 대추방울토마토 품종을 생산하고 있고,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생산 및 유통, 판매 전 부문에 걸쳐 도입하는 추세인 것이다.

▲지역별 차별화 사례는=채광석 연구위원은 다양한 농산물 차별화 성공사례를 들며 지역 단위의 차별화 전략도 제시했다. 성공사례를 보면 경북 안동시에 위치한 니껴바이오 농업회사법인은 원료로 사용하는 콩을 안동시와 인근 지역에서 계약재배를 통해 공급받아 안동낫토, 찌개용 청국장 등을 생산한다. 경남 창녕군의 양파 재배농가는 우포바이오푸드 영농조합법인을 중심으로 양파 등외품을 활용한 양파즙, 양파국수 등을 가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경남 남해군의 새남해농협은 마늘영농지원단을 운영해 질병, 사고 등으로 농작업이 어려운 마늘 재배농가에 필요한 인력을 지원한다. 경남 밀양시의 무안농협은 공선출하회에서 청양고추 사업을 담당해 농가 간 균일한 품질의 청양고추를 생산하고 있다. 채 연구위원은 “전국에서 지역별로 각 지역의 여건에 맞는 가공품 개발, 인력 지원, 일관 생산체계 구축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고 밝혔다.

▲밭농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채 연구위원은 지역과 정부 차원의 경쟁력 제고방안도 제시했다. 우선 R&D 기획 단계부터 지자체와 연구기관, 농가조직이 연합해 현장 수요 중심의 기술 개발 및 보급을 추진해야 한다. 농가의 공동이용 및 지역 실정에 적합한 임대농기계 구입 등 농기계 임대 지원 정책의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시스템도 확립돼야 한다. 새남해농협처럼 농업 노동력 부족 문제를 지역 단위에서 자율적으로 해소하도록 인력 지원 사업도 운영하고, 농가 조직화를 담당할 수 있는 리더십 교육프로그램 개발도 요구된다.

특히 소비 유형을 고려해 소포장 및 단순 1차 가공 등 조리와 섭취가 용이하도록 포장·가공해 유통해야 하고, 신선도 유지를 위해 온라인 중심의 콜드 체인 시스템(Cold Chain System) 유통망 구축도 필요하다. 지자체에선 시군 조례 제정 등을 통한 지역 공동브랜드 관리 노력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부 차원의 제도개선 방안 필요성도 도출됐다. 무엇보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선 지역연구센터를 두면서 지역 특화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정부 주도의 연구 개발 후 보급·확산하는 단선적 체계가 유지됨으로써 다양한 연구 및 확산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중앙 집중적인 R&D 조직의 지역 분산으로 현장 밀착 연구가 가능하도록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 스위스처럼 외국인 계절 임시고용제 도입 등을 검토해야 하고, 한중 FTA에 따른 한시적 대응 차원에서라도 주산지 정비를 지역균형특별회계에서 농어촌특별회계로 전환해 추진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끝으로 가공 원료의 국산 원료 농산물 구매 지원시스템과 농산물 품질보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농경연은 제언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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