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칼로리·천연재료·무설탕…건강함 강조해야"

 

카르로스 모야 ‘모야 인터네셔널’사 CEO

미국시장에서 히스패닉 인구가 크게 증가하면서 관련 식품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수출상담회 BKF(Buy Korean Food)에서 만난 바이어와 해외 뉴스들을 통해 이 시장의 동향을 살펴봤다.
 
아시안 식품 친밀도 높고
이색적인 음식 거부감 적어

약초 이미지 가진 알로에 음료
‘웰빙바람’ 타고 큰 인기 누려

최근 맞벌이 부부 증가세
간편 편의식 시장도 노려볼 만 


히스패닉 마켓은 스페인어를 쓰는 중남미계 미국 이주민이 주 소비자인 시장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전반적으로 아시안 식품에 대한 친밀도가 높고, 특히 매운 맛을 선호한다. 이런 이유로 고추장과 라면 같은 한국 식품이 백인마트 보다 훨씬 더 많이 입점해있다. 최근에는 알로에 음료가 히스패닉 마켓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히스패닉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특징에최신 트렌드가 적절하게 결합됐기 때문이다. 히스패닉은 기본적으로 이색적인 음식에 대해 거부감이 덜한 편인데, 여기에 웰빙바람이 더해지면서 알로에음료가 인기 식품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참고로 히스패닉에게 알로에는 약초 같은 이미지가 있다.

한국 알로에 음료가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다, 많은 전문가들이 히스패닉 과일음료 시장에 낙관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어 한국의 많은 음료 업체들이 관련 시장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한국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히스패닉 과일 음료 시장은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에 한국식품의 미국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이를 공략하는 것은 바람직한 수출 확대 방안이라고 본다. 하지만 히스패닉 과일음료 시장의 트렌드가 시시각각 변하는 만큼, 이를 반영해 시장을 진입하기 바란다.

최신 히스패닉 시장의 트렌드는 ‘healthier(더욱 건강한)’다. 일례로 예전에는 단순 과일음료가 일반 음료를 대체할 수 있는 건강음료로 각광받으면서 다양한 맛의 과일음료가 인기였다면, 요즘에는 설탕을 줄인 건강음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웰빙 바람이 거세지면서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저칼로리·천연재료의 음료를 찾고 있어서다. 이에 최근 히스패닉마트에서는 원색적인 바탕에 낮은 칼로리, 천연재료 사용 함량, 무설탕 등을 강조하는 제품들이 활발히 출시되고 있다. 한국 업체들 역시 당분과 칼로리를 줄인 음료로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간편 편의식 시장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동안 히스패닉들은 한국의 전통문화와 비슷하게 한 가구에 3세대가 모두 모여 살거나, 모든 일가친척들이 이웃에 함께 살았다. 하지만 최근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소비자계층이 늘어나고 교육수준의 향상으로 인한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간편식 수요가 늘고 있다. 다양한 간편식 시장 역시 주목할 만하다.


|우수업체 발굴
"알로에 음료 대박…작년 수출실적 200억원 달성"

1986년 설립 ‘퓨어플러스’
히스패닉 시장 공략 주효
대가족 겨냥 1.5ℓ 제품 주력
라벨에 영어·스페인어 병기도
"미국 이어 남미시장 노릴 것"

▲ 퓨어플러스(주)는 히스패닉의 특성을 감안, 스페인어를 사용한 대용량 알로에음료를 생산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라면과 스낵 등 우리 가공식품의 수출은 CJ이나, 농심 등 대기업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음료는 중견기업의 파워가 상당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지난 1986년 ‘건강하면서 정직한 마실거리 생산’이라는 원칙아래 설립된 퓨어플러스(주)다. 1996년 OEM 수출 방식으로 음료 수출에 기반을 쌓아, 2009년 ‘퓨어플러스(Pure Plus)’라는 자사 브랜드를 출시, 지난해 200억원 규모의 수출실적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음료 수출계의 히든 챔피언 (Hidden Champion)이 됐다. 정용한 퓨어플러스(주) 부사장은 “성공열쇠는 바로 알로에 음료의 히스패닉 시장 진출이었다”며 “미국 시장에 들어갔던 알로에음료가 현지 히스패닉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수출 시장 확대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약간의 운도 있는데, 우리가 고려인삼을 건강식품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히스패닉들은 알로에를 건강식품으로 생각한다”며 “이에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알로에 음료가 그들이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아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퓨어플러스(주) 수출 실적의 80%는 미국 히스패닉 시장이다.

하지만 비단 이런 행운 때문에 수출확대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천재는 99%의 재능과 1%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는 명언처럼 퓨어플러스(주)는 히스패닉 시장을 철저히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포장과 라벨링, 마케팅에 변화를 줘, 지속적인 소비를 이뤄냈다. 특히 퓨어플러스(주)는 히스패닉 소비자들이 대가족을 이뤄 사는 특징이 있어 한 가구에 3세대가 모두 모여 살거나 같은 지역, 도시에 가족, 친지와 가까이 지내는 성향을 반영해 1.5ℓ를 메인제품으로 내세웠다. 홍보활동을 진행할 때도 이 점을 적극 반영했다. 또 이들이 스페인어에 더 익숙하다는 점에 착안해 라벨에 영어와 같은 크키고 스페인어를 병기했다.

올해는 미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남미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정 부사장은 “미국 히스패닉을 사로잡은 노하우를 발판삼아 더 큰 시장인 남미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시장정보
인구 증가로…히스패닉, 미 식품 시장 ‘큰 손’    

2020년 관련시장 규모 
‘2100만 달러’ 달할 듯


미국의 언론과 시장 조사기관들은 매년 히스패닉 식품 시장과 관련한 보고서를 발표하며 미국 식품 시장에서 히스패닉 소비자가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히스패닉의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다, 미국 내 다른 인종에 비해 식품을 활발히 구매하기 때문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은 지난 2015년 히스패닉 식음료 시장은 1750만 달러로 집계, 2014년 대비 3.9% 증가했는데, 같은 동기 대비 미국 식품 시장이 3.6%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괄목한 만한 수치라고 밝혔다. 이어 히스패닉의 인구 증가와 높은 식품 구매율을 감안할 때 2020년에는 관련 시장이 2100만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소비자 리서치 회사인 MSL그룹 역시 미국 히스패닉의 식품 및 음료 구매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17년 미국인구의 17%를 차지하며 식료품 구매에 상당한 비용을 사용하는 히스패닉 인구가 2060년까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관련 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 미국인들은 마트에서 식료품 구매에 71달러를 지출하는 반면, 히스패닉은 81달러를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뿐만 아니라 이색적인 식음료에 대한 관심이 비히스패닉과 비교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적인 자리에서 스페인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어 스페인어 병기가 된 제품을 훨씬 더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 MSL그룹은 지난 2011년에서 2014년 히스패닉 시장에서 서반아어를 표기 제품 비중이 200% 증가한 자료를 함께 덧붙였다. 또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식품을 구매하는 것을 상당히 좋아하는 만큼, 1인용 제품보다는 함께 즐길 수 있는 식품이나, 시식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끝>

김효진 기자 hjki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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