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같은 기간 대비 ‘반토막’ 
소비위축 속 수입산 급증 탓


햇양파 출하를 눈앞에 둔 시점에 저장양파가 햇양파 소비와 시세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양파산업의 위기가 일시적인 현상을 넘어서고 있다는 신호가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3월 넷째 주(19~23일) 가락시장에 반입된 양파 물량은 3858톤으로 1일 평균 772톤이 들어오며 지난해 같은 기간(3월 20~24일)의 3291톤보다 17%나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3월말로 갈수록 출하량이 감소한 반면 올해엔 3월 들어 1일 594톤, 2일 664톤, 3일 563톤이 반입된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저장양파 출하가 마무리되고 햇양파 출하를 앞둔 3월말 단경기에 저장양파 출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아직 양파 저장물량이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현재 저장된 양파인 2017년산은 생산량 감소로 2010년 이후 가장 적은 양인 55만3000톤이 저장됐다. 생산량과 저장량 감소에도 소비 감소와 급증하고 있는 수입산 영향으로 올 들어 양파 시세가 지지되지 못해 양파 출하가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저장양파 출하가 늘어나면서 가락시장에서의 양파 경락가는 1kg 상품 기준 600~700원대에 머물며 지난해 3월 양파시세인 1451원과 평년 3월 시세인 1218원보다 한참 못 미친 바닥세가 형성돼 있다.

이에 4월이면 제주에서부터 본격적인 햇양파가 출하될 것으로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의 저장양파 흐름이 햇양파 소비와 시세 흐름에도 좋지 못하게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올해 수입산 양파는 1~2월에 2만1660톤이 수입돼 가장 많은 수입량을 기록했던 지난해의 1~2월 물량 1만9150톤보다 늘었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건 외식업체와 식자재업체의 양파 구입이 수입산 위주로 맞춰져 있다는 데 있다. 이에 수입량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최근 수입산 양파 가격이 국내산 양파 가격을 역전하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지난 21일 내놓은 양파 수급안정대책은 저장양파나 수입양파에 대한 근본적인 진단과 해결방안 없이 일방적인 원론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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