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산물처리협회 성명 내고
축산단체 철회 요구 강력 비난
도축수수료 인상 불가피 주장


농협 축산물공판장의 도축수수료 인상이 축산물 생산자와 도축업계 간 갈등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농협 축산물공판장이 지난 5일 13.5%의 도축수수료 인상을 단행하자 한우·한돈·낙농 등 주요 축산단체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농협 측에선 이번 도축수수료 인상에 대해 상대적으로 낮은 도축수수료와 물가 및 폐기물처리비 상승,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 적자 발생으로 인한 불가피한 상황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축산단체들은 “농협 축산물공판장은 상장 수수료를 받고 있기 때문에 농협이 주장하는 것처럼 도축 비용이 저렴하지 않다”라며 “적자 발생은 축산물 시장 상황 등에 대한 명확한 분석 없이 진행한 과도한 도축라인 증설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축산단체들은 이에 따라 “농협 공판장의 자체적인 노력과 구조조정 없이 축산 농가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도축비 인상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도축수수료 인상 철회와 자구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특히 전국한우협회는 도축수수료 인상에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된 한우 농가를 대표해 농협 측에 농가의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답변을 요구하고 있으나 농협은 아직까지 묵묵부답인 상태다. 축산단체들은 앞으로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농협의 도축수수료 인상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농협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축산단체들의 도축수수료 인상 철회 요구에 농협이 무응답·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가운데 농협 축산물공판장 등 국내 도축장들이 소속돼 있는 한국축산물처리협회가 축산단체들의 움직임에 강력한 대응 의사를 밝히면서 축산단체들과 농협과의 갈등이 생산자와 도축업계의 갈등으로 확산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축산물처리협회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도축장은 위생수준 개선에 매년 수십 억원의 고정투자비가 들어가지만 1994년 고시제에서 자율화로 변경된 이후 지금까지 도축비용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한 적이 없다”며 “최저임금상승, 도축폐기물 처리비용 상승, 위생시설에 대한 비용 상승에도 구조조정과 경영쇄신으로 버텨왔으나 이제는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어 최소한의 도축수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축산단체가 안전한 축산물 생산에 필요한 최소한의 도축비용 조정을 비난하고 있는 행태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면서 “도축비 인상을 다른 단체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자율권 침해로, 이는 수용할 수 없으며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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