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별 마방에서 고기용 말을 사육하고 있는 모습.

축산과학원 연구 결과
서열 경쟁 스트레스 줄어
근내지방 함량 높게 나타나
육질 등급 더 좋게 판정


고기용 말(비육마)의 경우 집단 사육보다는 개별 마방(마구간)에서 키우는 게 육질 개선 등에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올해 하반기 예정된 ‘말 도체등급 판정제’ 도입에 앞서 ‘비육마의 생산 형태에 따른 생산성과 생리적 변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최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축산과학원에 따르면 연구진은 비육마의 약 46%를 차지하는 한라마(제주마와 더러브렛의 교잡종)를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은 한 마리씩 13㎡의 마방(개별사육)에서 키우고, 다른 집단은 8마리 정도를 73㎡ 크기 마방(집단사육)에 넣어 관리했다.

이후 각 집단의 비육마를 도축해 육질을 분석한 결과, 개별 사육한 말의 등심 근내지방 함량(7.8±2.0%)이 집단 사육한 말보다 유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말 도체 등급 판정은 소와 같이 육질·육량 등급으로 평가하는데, 육질 등급 항목에는 근내지방도가 포함돼 있어 근내지방 함량이 높은 말이 더 좋은 판정을 받을 수 있다.

축산과학원은 개별 사육한 말의 근내지방 함량이 높은 이유에 대해 집단 사육에서 생기는 서열 경쟁 스트레스가 줄고, 개체마다 영양소 공급이 잘 이뤄진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집단 사육은 서열이 높은 말이 혼자 곡물 사료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축산과학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산통(배앓이) 발생의 지표로 알려진 장 내 수소이온농도(pH)도 개별 사육한 비육마가 안정적인 수치를 보여 따로 키우는 것이 배앓이 증상 예방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축산과학원은 농가에서 350kg정도의 한라마를 사육할 때 개별 마방에서 말용 곡물사료 8.75kg을 1일 2~4회 나눠 먹이면서 건초 사료는 자유롭게 급여할 경우 높은 비육 효과와 함께 배앓이 증상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제훈 축산과학원 난지축산연구소 농업연구사는 “품질 좋은 말고기 생산을 위해서는 말을 관리하는 환경이 중요하다”며 “지속적으로 비육마 생산에 알맞은 사양 관리 체계를 개발해 보급하겠다”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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