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생산 과잉 등 발생 때 
대응 매뉴얼 없어 ‘혼선’
안정-주의-경계-심각
4단계 위기경보 발령 설정
신속한 수급조절 대책 추진


원유가 부족하거나 공급이 초과할 경우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원유 수급단계별 매뉴얼’이 시범 운영된다.
 
낙농진흥회는 원유 수급매뉴얼 마련에 앞서 객관적인 기준을 설정하기 위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의뢰한 연구가 최근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 수급매뉴얼은 지난 2017년 4월 낙농수급조절협의회 원유수급점검분과 회의에서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돼 추진되고 있다.

또한 수급매뉴얼 도입과 연구용역 배경에 대해 2014~2015년 원유 생산 과잉으로 상당한 혼선이 발생했었는데, 당시 수급 상황에 대한 구성원간 이견과 대응 매뉴얼이 없었던 것이 문제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수급매뉴얼 연구보고서에는 △원유수급 현황 및 향후 변동 추이 분석 △농축산물 수급 매뉴얼 운영현황 조사 분석 △원유수급 상황별 단계 구분 및 합리적 기준 제시 △원유수급 조기 안정을 위한 원유수급 단계별 대응 매뉴얼 △원유수급 매뉴얼 품질관리체계 마련 등 모두 5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이에 따라 낙농진흥회는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수급상황을 점검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 실제 적용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오면 낙농수급조절협의회에 상정해 제도화할 계획이다.

▲원유 수급 위기 판단 기준=수급 현황을 판단하는 지수는 원유미사용량, 분유(전·탈지) 재고량, 수입분유량(전·탈지, 혼합분유) 등을 표준화했다. 지수 항목에서 가격을 제외했는데, 이는 원가격체계가 경직돼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항목별로 표준화는 월별 평균과 표준편차를 산출하고 월별 관측치에서 평균을 차감한 후 표준편차의 역수를 적용해 마련했다. 

▲위기 구간 설정=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 원유 수급지수를 바탕으로 위기 경보가 4개의 단계별로 발령되도록 설정됐다.

안정단계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 수급지수 중 66.7%가 포함되도록 설정했다. 안정단계는 경보가 발령되지 않는 구간이고 평상시에 생산과 수요의 수급 불일치가 큰 1~2월, 7~8월에는 경보가 발생되지 않도록 했다. 수급지수 설정 값은 평균값을 ‘0’을 기준으로 ‘-1.52 초과~1.52 미만’ 구간이다.

주의단계는 안정과 심각구간의 중간에서 안정단계에 가까운 구간으로 부족하거나 과잉될 때로 구분된다. 부족 상황의 지수 값은 ‘-2.01 초과~-1.52’이고, 과잉 상황은 ‘1.52~2.01 미만’이다.

경계단계는 심각에 가까운 구간으로 부족 상황은 ‘-3.08 초과~-2.01’이고, 과잉 상황은 ‘2.01~3.08 미만’이다.

심각단계는 과거 10년 동안 수급지수 중에서 5%가 포함되도록 설정됐으며, 부족 상황은 ‘-3.08 이하’, 과잉 상황은 ‘3.08 이상’이다.


이 같은 위기단계를 과거 10년 동안 적용해 본 결과 공급이 부족할 경우 주의 5회, 경계 10회, 심각 3회 등이 발생했다. 또한 과잉 된 경우에는 주의 5회, 경계 12회, 심각 3회 등으로 계측됐다.

▲수급 위기 어떤 조치할 수 있나=이번에 마련된 수급매뉴얼을 이용해 지난 2011년 원유 부족으로 위기경보가 발령됐을 경우를 가정했다. 이럴 경우 조치는 수급완충 물량 5% 부여, 연간 총량제 도입, 기준원유량 인수도시 회수물량 중단, 체세포수 등급간 금액조정, 원유 유통질서 안정화 행정 명령 등으로 대응할 수 있다.


또한 2014~2015년처럼 원유가 과잉됐을 경우에는 쿼터 초과가격 하향 조정, 마이너스 쿼터제 운영, 연간총량제 유보, 기준원유량 인수도시 회수물량 조정, 착유소 도태사업 등 생산량을 감축해 안정을 유도하는 대책을 시행할 수 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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