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농약 적은 탓 ‘불이익 당할라’ 발동동

▲ 시금치, 상추 등 소면적으로 재배되는 채소의 경우 병해충 방제용으로 등록된 농약이 부족한 실정이다.

참나물·깻잎·상추·시금치 등 
전용 약제 개발 미흡해
엽채류용 관행적 사용 
“유통 못하게 될라”노심초사
농기원 농약 직권등록 추진


PLS 제도를 도입하면서 문제점으로 부각될 사안은 비의도적인 농약 검출뿐만 아니다. 전체 농산물 중 비중이 낮은 소면적 작물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벼, 배추, 사과 등 대표적인 품목과 달리 비경제적이라는 이유로 인해 소면적 작물의 경우 병해충 방제에 적합한 농약 개발이 미흡한 실정이다.

경기도 파주에서 상추, 시금치 등 근교채소를 생산하는 김정일 정일농장 대표도 PLS 제도 시행을 앞두고 걱정이 앞선다. 어차피 샐러드나 쌈, 나물 등 비슷한 형태로 섭취하는 엽채류 이다보니 해충이 발생하면 관행적으로 함께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일 대표는 “총체벌레, 진딧물 등 해충은 비슷비슷해서 하우스에 재배되는 작물에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라며 “그나마 예전에는 시금치에 적용할 수 있는 농약이 전혀 없었는데 지금은 그래도 몇 가지 개발돼 농가들의 어려움이 줄었다”고 밝혔다.

또한 농업현장에서 당면한 문제 중 소면적 품목과 함께 다양해진 식문화 확산으로 동남아 등지에서 유입된 작물에 필요한 농약도 등록해야 한다.

김정일 대표는 “최근 베트남 국수 수요 증가로 동남아와 중국 지역에서 많이 먹는 향신료 채소인 고수를 재배하고 있는데 전용 농약이 없다보니 엽채류에 사용한 농약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라며 “만약에 고수에 적합한 농약이 등록되지 않으면 내년부터 시행될 PLS 제도로 인해 시장에 유통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김 대표는 “아직까지 시청이나 행정기관에서 관련 교육이 진행되지 않아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요즘 상추나 시금치 가격이 너무 낮은데 고수는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해 농가 소득향상에 도움이 된다. 혹시라도 제도 때문에 농가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올바른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래도 전국에서 참나물, 깻잎, 시금치, 상추 등 소면적으로 재배하는 농가들은 PLS 제도 시행으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각도 농업기술원도 전면적인 제도 시행에 앞두고 병해충 방제 약제가 없거나 시급한 주요 작물을 대상으로 농약 직권 등록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농업기술원의 경우 경북지역 특산물인 △참외, 오미자 등 특화작물 △부추, 미나리, 시금치, 산딸기 등 소면적재배 작물용으로 등록된 병해충 방제약제는 부족하다고 분석한다. 만약 PLS 제도가 시행되면 검사과정에서 잔류농약 검출률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에 경북농업기술원은 지난해부터 소면적 작물을 대상으로 방제가 시급한 병해충을 조사하고, 올 2월에는 관내 9개 연구소의 병해충 관련 담당자 협의회를 열었다. 회의 결과 참외, 모과, 오미자, 포도 등 21개 주요 작물의 병해충에 대해 106종의 농약등록을 목표로 시험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곽영호 경북도 농업기술원장은 “경북지역 특화작물과 신소득 작물 등에 필요한 약제를 지속적으로 발굴·등록해 농업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동광·조성제 기자 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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