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과·배 농가들이 저장 동향에 대한 정보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은 산지에서 저장사과가 선별되고 있는 모습.

농경연 과일관측 5월부터 발표
정부 등 관련기관 동향도 없어
사과·배 농가 봄철 답답함 호소
‘울며 겨자 먹기’ 상인에 의존

전망과 달리 과일 ‘낮은 시세’
출하 계획 수립 조차도 어려워
농식품부 "정보 제공 상의할 것" 


“사과 저장 동향을 알 수 없어 상인들이 팔라고 하면 팔고, 꺼내놓지 말라고 하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깜깜한 상황입니다.”

사과와 배 농가들이 봄철 저장 동향을 알지 못해 유통 단계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올 봄엔 사과와 배 시세 모두 좋지 못한 상황이고, 설 대목도 2월 중순으로 늦었기에 저장과일 정보의 필요성이 더 요구되고 있지만 정작 저장 동향에 대한 농가들의 ‘깜깜히’는 계속되고 있다.

과일산지에 따르면 사과의 경우 올 봄에 양호한 시세가 전망됐다. 지난해 사과 생산량 감소로 저장량이 많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고, 올 설에 사과 소비도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됐기 때문. 그러나 12일 가락시장에서 사과(부사) 10kg 상품 평균 도매가격이 2만3876원을 기록하는 등 3월 초 사과 도매가격은 2만원 중반을 오가며 3만원 초반대였던 평년 3월 시세에 못 미치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배는 상황이 더 좋지 못해 12일 15kg 상품 기준 신고 배 도매가격이 2만6802원을 보이는 등 평년 3월 배 시세인 3만원 중반대를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사과와 배 시세의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농가들은 저장과일 출하 시점을 잡는 등 출하 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장과일 동향 정보에 대한 농가들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관측 월보의 경우 3월부터 발표되는 타 작목과 달리 과일은 5월부터 발표되고, 정부 등 관련 기관에서도 저장 동향을 알리지 않고 있어 농가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중간 상인 등에 기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경북 안동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김갑동 씨는 “사과는 보통 12월부터 저장이 이뤄지고 봄철까지 계속해서 출하를 해야 하는데 전국적으로 얼마나 저장이 돼 있는지 등 저장 정보를 전혀 모르니 상인들이 팔라고 하면 팔고 넣어놓으라고 하면 넣어놓을 수밖에 없다. 지역 농협이나 산지유통센터에서도 해당 지역 이외의 정보는 몰라 농가들이 과일 유통에서 주체가 되지 못하고 있다”며 “30년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데 특히 올해엔 시세도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함이 더 크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하며 의견을 나누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농경연 농업관측본부 관계자는 “과일 관측 월보는 사업계획에 따라 5월부터 나오고 있는데 사과와 배 등의 저장 물량 조사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농가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관측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를 하는 부분이지만 농가 정보 제공을 위해 농경연과 상의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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