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11일은 ‘흙의 날’이다. 올해로 3번째 맞는 흙의 날은 흙의 소중함과 보전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2015년 법정기념일로 제정됐다. 국제연합(UN)도 토양의 중요성을 알리고 보호하기 위해 2015년을 ‘세계 토양의 해’로, 매년 12월5일을 ‘세계 토양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흙은 식물과 인류를 비롯한 모든 생물의 생명의 원천이고, 보금자리이고, 어머니 같은 존재다. 이번 흙의 날을 맞아 농촌진흥청이 우리나라 토양의 환경적 가치는 양분공급, 자연순환, 식량생산, 탄소저장, 수자원 함양 등 총 281조원이라는 연구결과(강원대)를 낸 것을 보면, 흙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대략 알 수 있다.

흙은 대체가 불가능하고 유한한 존재여서 그것을 보호하고 가꾸는 일은 세상의 미래를 위한 인류의 의무다. 정부가 법정 기념일로 흙의 날 기념식을 하고, 흙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흙을 살리고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려면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 생산주의 농정, 경쟁력 지상주의 농정을 지속가능한 농업과 농업의 다원적 가치 중심으로 완전히 바꿔야 한다. 농정의 시스템이 비료, 농약, 비닐, 농기계, 유류 등 투입재 중심, 농기업과 관료, 대농과 유통기업 구도로 짜여져 있는 한 흙을 살린다는 얘기는 공허할 뿐이다.

문재인 정부는 직불제 중심 농정, 친환경생태농업으로 농정의 틀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흙의 날 기념식도 좋지만, 이제는 진정으로 흙을 살리고, 생태를 살리고, 농민과 국민을 살리는 방향으로 농정 대개혁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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