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작년산 마늘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합리적 출하가 안 될 경우 수확기 가격폭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농협의 마늘 재고는 지난해 5월 출범한 마늘협동마케팅에 따른 것으로 계약재배 농가의 마늘을 위탁판매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다. 농협의 마늘보유량은 1만4000톤 정도로 깐마늘 기준 국내 한 달 소비량에 맞먹는다.

문제는 농협이 자체 손실 기준인 kg당 4700원은 돼야 출하할 수 있다고 버티는데 있다. 하지만 마늘시장의 현실은 농협의 입장과 다르다. 당장 5월 햇마늘 수확을 앞두고 생산량 증가에 따른 가격하락 우려가 제기된다. 농촌경제연구원 전망도 올해 마늘 재배면적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2만6268ha이다. 생산량도 15.3% 늘어난 35만톤 정도. 이에 따라 농협은 올해 협동마케팅 농가 계약가격을 1kg 2700원으로 낮췄다. 정부의 마늘 비축물량도 상당한데다 저가 중국산 냉동마늘 수입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농협의 예상대로 단경기 가격이 올라 4700원에 출하해도 문제다. 깐마늘 도매가격이 7000원, 소매가는 7500원까지 급등하는데 이는 정부 수급조절매뉴얼상 ‘심각’단계로 수입 빌미를 제공한다. 더욱이 대형식자재 업체 등이 저가 수입마늘로 돌아설 우려가 높아 국내산 마늘은 회복불능의 타격을 입게 된다. 따라서 농협은 정부와 마늘 유통주체 및 수급조절기관 등과 면밀한 협의를 거쳐 늦지 않게 출하해야 한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농협은 물론 생산농가의 피해로 돌아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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