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열시설 수리 문제로 다툼 끝
도매법인 직원, 중도매인 때려

중도매인 '배후설' 제기하며
3월 중순 대규모 집회 예고

도매법인, 문제 직원 해고하고
대표 포함 전 직원 사과도 진행
집회 진행 땐 '법적 대응' 경고  


서울 가락시장의 도매법인 직원과 중도매인의 폭행 시비가 중도매인들의 집회로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도매법인 측은 특정 도매법인에 대한 인신공격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양 측의 대립이 극단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집회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능한 대화로 풀어 사태를 마무리 지어야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을 것이라고 제안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월 3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도매인 측에 따르면 당시 최저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한파가 지속되던 시기로 한 도매법인 경매장 내의 방열시설 일부가 고장이 난 상태였다. 이에 중도매인들이 냉해 피해를 우려해 조속한 수리를 요청했지만 도매법인이 이를 거부했다는 것. 이 과정에서 중도매인이 해당 도매법인의 소파를 파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주일이 지나 해당 도매법인 직원이 해당 중도매인을 폭행했다는 것이 사건의 개요다. 이를 두고 중도매인조합에서는 일부 직원이 독단적으로 행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들며 도매법인의 배후설을 제기했다.

그러나 도매법인 측의 설명은 다르다. 고장 난 방열시설의 수리는 해당 업체가 폐업을 한 상태여서 새로운 업체를 선정해 수리를 약속했다는 것. 또한 고장 난 방열시설을 대체해 석유난로 등 긴급 방열대책을 마련해 시행해 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경매 이후에는 경매장 내 방열장치를 모두 끄도록 한 지침에도 불구하고 중도매인의 편의를 위해 방열시설을 가동해 왔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매법인의 직원이 중도매인을 폭행한 사실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진심으로 사과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도매법인 측은 사과문을 통해 “이번 일을 통렬히 반성하고 또 반성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를 위한 교육과 몸가짐으로 임하겠다. 조금이라도 상처를 입은 모든 분에게 사죄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도매인들은 오는 3월 중순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해당 도매법인에 대한 항의의 의미와 함께 가락시장의 여러 문제가 함께 건의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도매법인은 해당 직원에 대해서는 해고라는 중징계를 내렸고, 대표를 포함해 전 직원의 사과를 진행했음에도 잘못된 사실을 적시하면서까지 집회를 진행할 경우 영업방해, 명예훼손 등의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도매시장 발전이라는 공통된 분모를 갖고 있는 유통주체들이 집단행동이나 법적 대응으로 맞서기 보다는 대화의 여지를 남겨 둬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도매법인은 폭행 피해를 당한 당사자의 마음을 최대한 보듬는 동시에 중도매인 역시 대화를 통해 제안할 것은 제안하고, 추후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를 확답 받는 등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에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매시장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는 것은 당사자들 뿐 아니라 업계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미칠 수 있다. 서로가 대화를 통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