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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닫은’ 대전시, 도매법인 공모제 강행수순
   
▲ 도매시장 유통 주체라 할 수 있는 생산자와 중도매인이 시장에서 개정조례안에 대한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고 있다.

개정조례안 검토 의견 묵살
표준하역비 부문만 재검토 후
내주 쯤 시의회 전달 예정

“축협 입점 등 약속이행 요구가
특정법인 길들이기로 돌아와”

“거래법인 바뀌면 혼선 가중
시설 개선에 관심 갖는게 먼저”
생산자·중도매인 답답함 호소


대전시가 추진 중인 ‘대전광역시 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개정조례안)’에 대한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도매시장법인 일반 공모제 지정을 담은 개정조례안의 문제<본보 2월 20일자 5면 참조>를 지적한 도매시장법인과 농민단체의 검토 의견에 대해 대전시가 대부분 미반영 통보를 내렸고, 이에 도매시장법인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제 공은 이 개정안을 다룰 대전시의회로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 농산물을 출하해야 할 생산자와 상품을 소비지에 전달해야 할 중도매인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시 의견수렴 대부분 미반영 통보=대전시는 도매시장법인과 농민단체 등이 보낸 의견에 대한 검토 결과를 최근 관련 단체에 통보했다. 대전시는 표준하역비 개정안과 관련해서만 ‘조례 개정 시 일부 법인의 경영 악화가 우려됨으로 향후 법인별 경영 이익 등을 종합 검토해 재추진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반면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도매시장법인의 일반 공모제 지정건과 관련해선 ‘신규 법인의 진입 규제 완화 및 경쟁 촉진으로 경쟁력 있는 법인이 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법인과 농민단체의 의견을 묵살했다.

의견 검토결과를 마무리한 대전시는 조만간 개정조례안을 대전시의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시장 관계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처럼 특정법인을 겨냥한 것은 절대 아니다. 도매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취지로 조례안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의견 수렴과 관련 의견에 대한 검토까지 마무리됐기에 다음 주(3월 둘째 주)초에는 시의회로 개정안을 전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도매시장법인 반발=대전시로부터 의견 검토 결과를 회신 받은 도매시장법인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특히 제반 여건 악화 등 어려움을 감수함은 물론 제2도매시장 청사진을 제시한 대전시를 믿고 2001년 제2도매시장인 노은도매시장으로 이전했던 노은시장 내 도매법인의 경우 대전시의 그동안 시장 운영 및 관리 행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도매법인 관계자는 “오정시장에서 노은시장으로 옮기기 전까지 정부로부터 계속해서 최우수, 우수 법인으로 인정받을 만큼 오정시장에서 법인 운영을 잘 해내고 있었다. 그런데 대전시에서 당시 불모지였던 노은시장으로 옮겨달라고 요구하면서 노은시장의 비전을 제시했고 그것을 믿었다”며 “그러나 노은시장과 비슷한 2000년대 초반 개장한 인천과 광주, 부산의 제2도매시장이 50% 내외의 도매시장 농산물 점유율을 보일만큼 성장한 반면 대전의 경우 노은시장의 농산물 점유율은 37%에 머물러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대한 원인을 분석해보니 대전시가 약속했던 축협 입점 등이 지켜지지 않아 구색이 갖춰지지 않았고, 시설에서의 문제도 있었다”며 “이런 시장의 문제점은 언론에서도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이에 대한 당연한 요구를 대전시에 한 것인데 이렇게 특정법인을 겨냥한 개정조례안으로 돌아왔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왜 하필 정부로부터 도매시장법인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대전시에서 조례를 개정하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서울이나 부산 등 타 지자체에선 오히려 허가제를 더 강화하고 있고,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주요 도매시장 선진국에서도 농산물 유통을 거래하는 특수성을 감안해 모두 허가제로 운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도매법인에선 이번 개정조례안의 문제점을 대전시의회 해당 상임위를 비롯한 시의원 등에 지속적으로 알려나갈 계획이다.

▲생산자와 중도매인은 답답함 호소=생산자와 중도매인의 혼란스러움도 가중되고 있다. 특히 시장관리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도매시장에서 생산자 입장을 전하는 생산자측 시장관리위원은 이번 개정조례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장 주체인 자신들의 목소리가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대전시연합회 수석부회장을 지냈고 현재 노은시장 시장관리위원회 생산자측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재균 씨는 “생산자는 물론 한 시장에 논란을 불고 올 중요한 조례 개정을 어떻게 시장관리위원회도 한 번 열지 않고 추진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2016년부터 시장관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두 차례 정도, 그것도 최근 열린 것도 (이번 조례 개정과 상관이 없는) 1년 정도 전의 일이었다. 조례개정의 옳고 그름을 떠나 우리 생산자의 의견을 들어달라”고 전했다.

대전관내 도매시장에 버섯을 출하하고 있다는 서일환 한국농촌지도자대전시연합회장도 “주변 버섯 농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30~40% 정도의 물량을 도매시장에 출하하는데 일반 공모제로 전환하면 법인은 우리보다는 공모제를 준비하는 것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고 만에 하나 거래 법인이 바뀐다면 그동안 안정적으로 출하해왔던 농가 입장에선 새롭게 거래를 해야 하는 어려움에도 직면하게 된다”며 “농민들이 농사에만 집중할 수 있게 조례개정안을 철회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중도매인들도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김연풍 과일 중도매인은 “18년째 중도매인을 해오고 있는데 법인과 거래해서 받은 상품에 대한 클레임은 거의 없었다. 반면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비둘기똥에 맞거나 상품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일은 수없이 많았다”며 “시장 개설자라면 이런 시설 개선에 먼저 관심을 갖는 것이 먼저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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