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 기체제어

▲ 국산화에 성공한 대형 CA저장고의 기체조절장치. 이번 CA저장고를 통해 설치비용 감소는 물론, 에틸렌 가스에 민감하면서도 고농도 이산화탄소를 필요로 하는 감, 베리류 등의 저장도 수월해질 것이란 평가다.

농산물 생리작용 억제
저장기간 연장하는 기술
그동안 일본 등 외국기술 의존

설치비용 절반 가량 감소
유지보수도 편리해져


외국기술에 의존했던 대형 CA(기체제어)저장고를 온전히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 이로써 대형 CA저장고의 설치비용이 감소하고 유지보수가 편리해지는 등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은 대형 CA저장고의 완전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CA저장고란 저장고 내의 기체환경을 조정, 농산물 생리작용을 억제해 저장기간을 연장하는 기술로, 농가보급형 컨테이너 CA저장고는 이미 농진청이 2016년 기술이전을 하면서 국산화를 완료했지만, 대형 CA저장고는 일본, 이탈리아 등 외국기술에 의지해왔다. 이 때문에 대형 CA저장고는 유지관리 비용이 많이 드는 등 운영상 애로사항이 많았던 것.

농진청에서 개발한 대형 CA저장고는 기존 CA저장고에 이산화탄소와 에틸렌 제거기를 추가 설치해 산소 2~20.9%, 이산화탄소 0~20%, 에틸렌 1ppm이하로 기체환경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무엇보다 고농도 이산화탄소를 유지하면서 에틸렌 가스를 제거할 수 있는 것이 특징. 따라서 사과, 배, 대추는 물론 에틸렌 가스에 민감하면서도 고농도 이산화탄소를 필요로 하는 감, 베리류 등도 저장이 용이해져 대형 CA저장고의 저장품목 범위를 보다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진청은 경상북도 농업기술원 상주감연구소와 함께 대형 CA저장고를 이용해 곶감원료인 떫은감 ‘상주둥시’의 저장성을 연구했는데, 그 결과 저장기간은 0℃ 저온저장 시보다 1개월에서 3개월까지 늘어나는 가운데 저장장해는 90%가 줄었고, 경도는 130%나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감모율 역시 저온저장 때와 비교해 4.26%에서 1.89%로 낮아졌다.

특히 대형 CA저장고를 국산 기술로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설치비용이 외국산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하고, 유지보수도 편리해졌다는 게 농진청의 분석이다. 대형 CA저장고 설치비용을 비교해보면, 3.3㎡기준 외국설비는 약 1300만원인데 비해, 국산설비는 650만원 가량이다. 농진청은 우리 손으로 만든 대형 CA저장고를 앞으로 정책지원을 수반, 영농조합 또는 농산물산지유통센터 단위의 대형 유통시설에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수확후관리공학과의 박천완 박사는 “우리나라에 보급되는 CA저장고는 농가보급형 컨테이너 CA저장고인 소형배출식과 대형 CA저장고인 대형순환식으로 나뉘는데 대형 CA저장고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함에 따라 CA저장고 모두를 국산 기술로 제작이 가능하게 됐다”며 “대형 CA저장고 개발로 농산물 경고 및 신선도 유지, 가공기간 연장은 물론 농산물 가격안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