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8개월 만에 협상 마무리
커피·바나나·파인애플 수입 늘 듯
고추·마늘·양파는 '양허 제외'


우리나라가 중미 5개국과 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농업 분야는 커피, 바나나, 파인애플 등의 수입이 늘어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중미 5개국 통상 장관과 ‘한·중미 자유무역협정’을 정식 서명했다고 밝혔다. 중미 5개국은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니카과라, 파나마다. 2015년 6월 한·중미 FTA 협상 개시 2년 8개월여 만으로,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이다.

통상 당국에 따르면 이번 협정은 95% 이상의 높은 수준의 자유화율을 나타낸다. 중미 각국 모두 전체 품목의 95% 이상에 대해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키로 약속했다. 한·중미 FTA 발효에 따라 향후 10년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02% 증가하고 소비자 후생은 6억9000만달러 개선되며 2534개의 고용 창출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제조업 분야의 혜택이 돋보인다. 제조업 분야는 발효 이후 15년 누적 5억8000만달러의 무역수지 개선 효과와 2조5700억원의 생산 증가효과가 예상된다. 수출 효과는 자동차 2억7000만달러, 철강 2억1000만달러 발생하며, 생산은 철강 7700억원, 자동차 5200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농업 분야에선 수입 농산물의 공세가 거세질 상황을 맞게 된다. 비록 민감성이 떨어지는 품목이지만, 커피(즉시), 원당(즉시), 바나나(5년), 파인애플(7년), 망고(7년) 등 중미측 주요 관심품목에 대해서는 한·콜롬비아/페루 FTA 수준으로 개방된다는 것이 통상 당국의 설명이다. 쌀은 협정에서 배제됐고, 고추·마늘·양파 등 우리 민감 농수산물은 양허 제외를 유지한다.

통상 당국은 이번 협정 체결로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중미 시장 선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칠레, 페루, 콜롬비아에 이어 북미와 남미를 연결하는 FTA 네트워크를 구축해 전략적 교두보를 확보하는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북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제3의 루트를 마련함으로써 대미 수출의 모멘텀(국면전환)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봤다.

정부는 한·중미 FTA의 2018년 상반기 발효를 목표로 통상절차법에 따라 국회보고 및 비준동의 요청, 설명회 개최 등 후속절차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