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키우미시스템 'KUM-3000'

5층 케이지서 3000마리 사육
층별 사육벨트로 운동시키고
실시간 계분처리장치도 갖춰

공조시스템 전문기업으로 출발
온·습도, 환기제어기술 뛰어나 
삼계용 출하시기 1주일 당기고
'사육회전율'도 연 10회로 높아 


AI(조류인플루엔자)와 같이 매년 반복되는 악성가축질병을 예방하는 육계용 사육시스템이 개발됐다. 계사로 유입되는 병원성 미생물을 사전에 멸균하고, 호기성 배양조를 통해 악취를 저감시키는 것이 핵심기술이다.

강원도 강릉시에 위치한 ㈜대상키우미시스템(대표 김홍식)은 공조시스템(신선한 공기를 넣고 오염된 공기를 빼내는 장치)을 중심으로 부화장과 양계농장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설계 및 설비를 주로해온 기업이다. 지난 2013년 네덜란드를 방문하면서 이동식 육계사육시스템을 착안해 5층 구조의 무빙케이지에서 닭이나 오리를 키우는 축사시설 ‘KUM-3000’을 개발했다. 또한 2016년 ‘육계 및 육용오리 사육장치 개발’에 대한 특허등록을 마쳤다.

“기존 육계시설의 경우 평사시설과 밀집사육을 주로하고 있어 반복적인 항생제 및 소독약을 사용하고 있고, AI와 같은 질병에 취약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육계용 사육시스템을 개발하게 됐다”는 게 김애경 ㈜대상키우미시스템 연구개발팀장의 설명이다.

‘KUM-3000’의 기술적 특징은 다층형 육계케이지로 돼 있다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면 ‘KUM-3000’의 외관은 대형컨테이너와 비슷한데, 이곳에서 3000마리 가량의 육계를 사육할 수 있다. 또, 컨테이너 내부의 경우 각 층별로 사육벨트가 설치돼 있는데, 벨트가 움직이면서 운동효과를 줘서 육질 향상 및 면역력을 높여준다. 아울러 자동계분처리장치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계분을 치우기 때문에 악취저감 효과가 뛰어나며, 적당한 장소에 독립적으로 설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KUM-3000’은 냉동기에서 온수와 냉수를 공조기로 보내 사육케이지의 내부온도와 습도를 조절한다. 또한 ㈜대상키우미시스템이 공조시스템 전문기업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공조기를 이용한 온·습도, 환기제어기술이 탁월하다. 이런 기술을 계사에 접목시켜 혹서기나 혹한기에 적절하게 온·습도를 조절해 사육환경을 개선시켜주는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미생물 오염방지 및 호기성 배양조를 이용한 악취제어기술도 적용됐다. ‘KUM-3000’의 경우 외부에서 유입되는 공기는 덕트(Duct, 풍도)에 설치한 100∼280nm 파장영역의 ‘UV(자외선)-C’를 통해 1차 살균을 시킨다. 또한 1차 살균된 공기는 공조기 내부의 헤파필터(HEPA Filter, 공기 중의 미립자를 여과시키는 고성능 장치)를 이용해 2차 살균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미생물 오염을 방지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호기성 미생물을 균주로 활용해 암모니아, 황화수소 등의 냄새요인을 제거하고, 배출된 공기의 90% 이상을 계사내부로 다시 돌려보내는 방식을 적용해 악취를 제어하고 있다.

‘KUM-3000’과 기존 육계사육시스템을 비교했을 때 경제성도 충분하다는 것이 ㈜대상키우미시스템 측의 설명이다. 2017년 5월 2일부터 6월 30일까지 천안의 부화장에서 삼계용으로 3090마리의 초생추(햇병아리)를 들여와 본사에 설치한 ‘KUM-3000’에서 시험사육을 했다. 이 결과 증체량이 뛰어나 출하시기가 훨씬 단축됐다. 김애경 팀장은 “삼계용은 보통 35~40일 가량 사육하는데, ‘KUM-3000’에서 키웠을 때는 28일령부터 출하가 가능해 1주일 이상 출하시기를 앞당길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3030마리를 출하시킬 만큼 생산성이 뛰어난 것과 함께 회전율도 높다. 김 팀장은 “기존 평사시설의 경우 계분제거 및 소독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연간 사육회전율이 6회 가량”이라며 “하지만 우리가 개발한 키우미시스템(‘KUM-3000’)의 경우 사육벨트와 스크랩 바로 계분을 실시간 처리하고 세척과정이 용이하기 때문에 연간 10회까지 사육회전율이 높다”고 강조한다.

이외에도 기존 평사시설계사는 겨울철에 열풍기를 이용해 난방을 하는데, ‘KUM-3000’은 냉동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효율이 난방유보다 60% 이상 저렴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혹서기 때는 평사시설의 경우 대형 환기팬 등을 이용해 난방을 하는데, ‘KUM-3000’은 냉동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냉방을 제어할 수 있다. 또한 겨울철에도 냉동기에 응축된 폐열로 가열시킨 온수를 이용해 계사온도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 기술적 강점이다.

따라서 ㈜대상키우미시스템 측에서는 AI예방과 악취에 따른 민원 해결, 친환경그린축산시스템 확산 등을 위해 ‘KUM-3000’의 보급이 시급하며, 이를 위한 제도개선 등을 주문하고 있다.

김애경 연구개발팀장은 “기존에 없던 전혀 새로운 제품이기 때문에 축사시설현대화사업을 비롯한 정책사업 대상에 현재는 빠져 있어 판촉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키우미시스템이 AI발생에 따른 국가적 손실을 줄이면서 ICT(정보통신기술)를 적용한 축산분야 스마트팜 확산에 기여할 수 있는 만큼 정부나 국책연구기관 등에서 전향적인 자세로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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