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희진(사진 아래 쪽 가운데) 경산묘목조합장이 출하할 묘목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감나무 공급물량 부족
가격 40% 이상 뛸 듯
조경·약용수는 작년수준


봄철 묘목식재 시기를 앞두고 전국의 종묘상들과 과수농가들에게 분양할 어린 나무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경산묘목시장을 찾았다. 경산묘목시장은 경북 경산시 진량읍과 하양읍 일대 경산묘목특구 내에 형성된 수 백여 곳의 묘목생산 농원과 종묘 도매상 등이 밀집된 묘목 생산·유통에 특화된 국내 최대 규모의 묘목 특화시장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경산묘목시장의 매년 봄과 가을 철 나무식재 시기를 앞두고 묘목판매 동향과 움직임을 예의주시 할 필요가 있다. 이곳에서 팔려져 나가는 각종 과일나무 묘목의 규모를 파악하면, 식재되고 수년 뒤 본격적인 과일 수확 시기에 해당 과일 품종의 공급 물량에 대한 대략적인 동향을 예측할 수 있어 중요한 바로미터(시금석)이 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2월부터 4월까지 석 달 가량이 가장 분주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 경산지역에서 생산되는 묘목 전체 물량의 70%가량이 유통되기 때문이다. 1~2년생 어린 나무 부터 어느 정도 자란 수형이 큰 조경수 까지 다양한 품종과 수령의 나무가 대량으로 생산돼 전국으로 유통되고 있다. 경산지역 종묘생산자들로 구성된 경산묘목조합에 따르면 국내 전체 생산량 중 70% 가량의 묘목이 경산시 지역에서 생산돼 이곳 경산묘목시장을 통해 소비처인 전국 각지의 묘목 도·소매상과 과수농가들에게 공급된다는 설명이다.

올해 겨울 한파로 낮 기온이 영하권에 맴도는 맹추위의 날씨에도 최근 들어 이곳 경산묘목 시장의 인근 국도변은 나무를 운반하는 화물차들의 행렬이 조금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곳 시장의 묘목판매상과 종묘농원들은 노지에서 생산한 각종 나무묘목들을 최상의 상태로 출하하기 위해 연동 하우스 시설을 갖춘 대규모 집하장에서 출하를 앞둔 나무를 손보고 세척하거나, 판매를 앞둔 묘목의 생산이력 정보를 알려주는 라벨지를 부착하는 등 분주했다.

올해 묘목가격 동향과 관련해 경산묘목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상담전화 등을 통한 묘목 예비구매 동향을 파악한 결과 올해 묘목수요가 평년과 비교해 다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해마다 묘목생산 면적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물량 감소와 맞물려 지난해와 비교한 가격 변동 폭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각종 나무의 품목별로 수요변화와 공급물량 증감 폭이 각기 달라 묘목 종류별로 가격변동이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주요 과일 품종으로 분류되는 사과묘목은 지난해 이맘때 보다 구매를 의뢰하는 문의 전화나 예약주문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그에 따라 사과묘목의 가격은 지난해 보다 10~20% 가량 다소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배의 경우 예비수요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도 지난해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반면, 왕대추 등 일부 대추품종과 자두, 복숭아 품종 등은 벌써부터 찾는 사람들이 많아 예비 수요가 꽤 높은 상황이다. 그에 따라 가격은 10~20%정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이한 점은 감나무 묘목의 경우 수요는 다소 감소했으나, 공급물량 부족으로 가격은  지난해 대비 40%이상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조경수와 약용수 등의 특수 묘목은 지난해와 수요가 비슷한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거래가격도 유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회양목 등 일부 관목의 경우 묘목생산 자체가 크게 줄어 가격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기도 평택에서 왔다는 묘목 소매상 김모(58)씨는 “봄철 식재시기를 앞두고 판매할 묘목을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 매년 이곳을 찾는다. 거래 물량이 많은 경산묘목시장을 방문하면 다양한 품종의 묘목을 한자리에서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올해는 일부 품종이 생산량 감소로 가격이 다소 올랐지만 대부분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것 같다”고 말했다.

묘목 구입에 나선 귀농을 준비 중이라는 이모씨(52·대구시 동구)는 “수년전부터 준비해서 올 봄에 본격적으로 고향인 영천시에서 복숭아 농사를 지을 계획이다. 영천시와 멀지 않은 곳에 경산묘목시장이 위치해 있어 원하는 묘목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며 “묘목 식재 후 관리 등의 요령도 종묘농원에서 꼼꼼히 챙겨서 알려줘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희진 경산묘목조합장(한국종합종묘 대표)는 “올해 산림조합에 납품할 20여종의 묘목을 오늘 첫 출하했다. 본격적인 출하는 3월 10일을 전후해서 이뤄질 것 같다”며 “생산이 크게 줄거나 수요가 급증하는 일부 품종은 예약판매 등으로 물량이 일찍 소진될 수 있어 과수농가에서는 사전에 구입희망 묘목의 수급동향 파악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또한 그는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경산묘목 생산자들은 오랜 재배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고품질의 묘목을 생산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특히, 경산묘목조합은 안전한 무병묘 생산에 적극 앞장서고 있으며, 전국 무병묘 생산협의 회원 농가 중 70%가 경산지역 묘목농가들이다. 경산묘목의 100% 무병묘 생산 달성에 적극 노력 하겠다”고 덧붙였다. ▶묘목수급 동향 문의=경산묘목조합(053-856-0072)

경산=조성제 기자 ch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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