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축산과학원이 살처분 가축 처리를 위해 질소가스를 활용한 안락사 장비를 개발했다.

질소 가스로 동물 고통 최소화
시간 단축하고 작업자도 '안전'


국제적으로 권장하고 있는 동물 안락사 방법인 질소 가스를 활용한 안락사 장비가 국내에도 개발됐다. 이 장비는 앞으로 국내 살처분 대상 가축 처리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축산과학원에 따르면 국제수의사무국은 동물 살처분 등을 진행하는 경우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락사 방법으로 질소가스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질소는 공기보다 가벼운데다 공기와 쉽게 섞이는 특징 때문에 현장 활용이 어려워 주로 이산화탄소가 이용되고 있다.

이에 축산과학원은 최근 질소가스를 거품 형태로 만들어주는 ‘동물 안락사용 질소 거품 생성 장비’를 개발, 이를 상용화 했다고 밝혔다. 이 장비는 거품 안에 질소가스를 98% 이상 모을 수 있고, 6시간 이상 거품 형태를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축산과학원 관계자는 “동물 안락사용 질소 거품 생성 장비를 지난 2016년과 2017년 AI 등 악성 질병 감염 가축의 살처분 현장에서 평가한 결과 이산화탄소를 활용했을 때보다 효율성 측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가스 손실을 막기 위해 작업 공간을 완전히 밀폐했던 이산화탄소 방법에 비해 밀폐 없이 작업을 진행할 수 있고, 거품을 채운 후에는 연속적인 처리로 인력(10명→2명)과 시간(1시간 이상→10분 이내)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 축산과학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한 동물의 고통이 감소해 병원체에 오염된 분비물 배출이 줄었으며, 인체에도 안전해 작업자의 복지 측면에도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안락사 방법은 농림축산식품부의 구제역 및 AI 긴급행동지침(SOP)에 추가돼 살처분 가축의 안락사 처리에 활용될 전망이다. 축산과학원은 이와 별도로 지방자치단체에 장비를 보급하고 안락사 위탁처리 등 기술의 현장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강석진 축산과학원 양돈과 수의연구관은 “이번 기술이 현장에 폭넓게 적용됨으로써 동물복지를 고려한 인도적 처리 방법이 국내에 보다 빨리 정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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